[기자의 눈/2월 5일] 한국 IT시장은 통계 불모지?


[기자의 눈/2월 5일] 한국 IT시장은 통계 불모지? 황정원기자 (정보산업부)garden@sed.co.kr ‘한국 정보기술(IT) 시장은 통계자료의 불모지입니다.’ 최근 만난 한 중견IT 업체 사장은 국내에서 제대로 된 시장자료를 찾기 어렵다며 이같이 하소연했다. 지난 1월 국내 휴대폰 시장은 150만~158만대 규모로 추정된다. 국내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150만대, 158만대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시장조사를 하는 기관이 전무하다 보니 대표 제조사들의 집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MP3플레이어, 휴대용 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내비게이션 등 다른 IT 하드웨어 분야도 마찬가지다. 연간 시장규모를 전망하고 시장점유율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주요 업체들의 실적을 문의하고 계산해야 한다. 이들 분야는 공식적으로 판매대수 등을 언급하지 않기 때문에 마냥 제조사들의 답변을 믿을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국내시장 규모는 분야에 상관없이 늘 고무줄이다. 최소치와 최대치가 수십만대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반면 해외시장은 보다 정확한 통계자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 IDC, 가트너,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ABI리서치 등 시장조사기관들은 휴대폰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시장자료를 발 빠르게 수집한다. 주요 업체들의 실적발표가 끝나면 곧바로 시장판도를 파악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정확한 시장자료가 없기 때문에 향후 사업전략을 세우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세세한 정보는커녕 대략적인 전망치조차 없으니 업체들의 어려움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간혹 정부 산하기관이나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특정 분야 시장규모를 조사하기는 했지만 이제는 이마저 찾기 힘들다. 최근 내비게이션 시장의 경우 지난해 시장규모가 180만~200만대로 분석되지만 사실 유통재고가 80만~100만대에 달한다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 정도다. 한국은 MP3플레이어ㆍ휴대폰ㆍ와이브로 등 다양한 IT 분야의 선진 기술력을 앞세워 IT강국으로 불린다. 하지만 뛰어난 기술 못지않게 풍부한 시장자료도 업계 발전을 위해 절실히 요구된다.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면 정부라도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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