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춘투를 앞두고 흔들리는 조직을 결속시키기 위해 1만명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27일 서울에서 연다. 민노총은 이번 집회를 시작으로 투쟁동력을 확보해 나가 오는 4월 말까지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상생적 노사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민노총의 투쟁 동력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집회는 지난 1월 김영훈 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후 민노총이 갖는 첫 대규모 공식 집회로 전국의 산하 연맹 1만여명 간부들이 참여한다. 민노총은 이번 집회를 내부 조직을 추스르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하지만 노동계에서는 민노총이 최근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 참여하기로 결정한 마당에 이번 집회를 개최하는 것이 다소 뜬금없다는 반응이다.
이호근 전북대 교수는 "민노총이 근면위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지만 그동안 정부와의 대화 창구가 막혀 있었던 점을 비춰볼 때 이번 집회는 (근면위에서의) 교섭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인천지하철노조ㆍKT노조ㆍ쌍용차노조 등 잇따른 대형 사업장들의 탈퇴로 홍역을 치렀던 민노총은 올해에도 중소 사업장을 중심으로 탈퇴가 이어지고 있다. 1월 울산예인선노조가 파업 161일째 중에 민노총을 탈퇴한 것을 시작으로 강남구노조는 서울지역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민노총(전국공무원노조)을 탈퇴했다. 이어 최근에는 창원지역에서 두산인프라코어노조ㆍ볼보건설기계코리아노조ㆍ두산DST지회 등 300명 이상의 금속노조 산하 노조들이 민노총을 빠져나갔다.
지난 5일 금속노조를 탈퇴한 두산인프라코어노조의 한 관계자는 "상급단체는 산하 조합원들의 권익과 떨어져 있는 정치 구호를 남발하고 파벌 싸움에 매몰돼 있어 실질적인 조합원들의 권익 향상은 뒷전이었다"면서 "현장의 조합원들도 이를 인식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올 들어 노동계에는 대립적 노사관계보다 협력적인 노사관계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KT노조의 '신(新) 노동운동', SH공사노조의 '노사협력 윈윈 선언', 새 희망 노동연대의 출범 등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과 구별되는 제3의 노동운동을 지향하는 '새희망 노동연대'의 출범은 과거 관성화된 투쟁방식에 매몰돼 있던 민노총에 변화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