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은 거액의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한 재판을 형사합의20부(길기봉 수석부장판사)에 배당했다고 21일 밝혔다.
정 회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및 사회공헌기금 8,400억원 출연과 준법 강의 및 강연을 골자로 하는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현행 형법은 사회봉사를 ‘노역’의 형태로 정하고 있어 금원 출연이나 강연ㆍ기고 등을 사회봉사로 명령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이번 파기환송심에서는 ‘사회봉사명령이 사라지면 집행유예도 불가능하다’며 실형을 주장할 검찰과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라 집행유예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 회장 측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서울고등법원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재판부가 배정되면 첫 기일까지 2주일 정도 걸리지만 이 사건의 경우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 기일 선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