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회원국이 15개국에서 25개국으로 대폭 확대된 지 1년(1일)이 지났다.
역사적인 ‘빅뱅’을 통해 EU는 인구 4억6,000만명, 국내총생산(GDP) 10조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경제공동체로 재탄생했다. 특히 동유럽 국가들은 눈부신 경제발전을 지속하고 있다. 단일 경제권 형성으로 관세부담이 없어진데다 저렴한 인건비와 낮은 법인세의 기업환경은 서유럽 기업들뿐 아니라 미국ㆍ아시아 기업들의 동진(東進)을 가속화시키는 추세다. 여기에 EU는 미국의 일방주의를 견제하는 새로운 축으로 자리잡으며 대외적으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 외에도 회원국간 격차, 단일화된 시장에 대한 유럽인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 전역에서 민족주의가 고개를 드는 부정적인 측면도 간과하기 어렵다. 또 유럽통합 최대의 위기로 떠오른 유럽헌법 비준 부결 가능성은 정치적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EU호’의 순항을 위해 우선 정치ㆍ경제적 격차가 큰 회원국간 마찰 축소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유럽헌법 비준에 가장 거세게 반대하고 있는 프랑스 국민들은 ‘가난한’ 동구권 국가들의 수용으로 자국 일자리만 빼앗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뿐 아니라 통합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을 염려하는 서유럽 회원국 여론도 높아지는 추세다. 또 동구권 국가들이 속속 통합되는 데 대한 러시아의 견제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밖에 서비스시장 개방, 국가별 예산정책 등 민감한 사안들에 대한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험난한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