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법 입법과정서 원칙 계속 후퇴"

전경련, 정부에 우려 표명

전경련은 17일 임태희(오른쪽) 노동부 장관을 초청해 '노동복지위원회' 를 개최하고 노조법 후속입법과정에서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장관과 정병철(〃두번째) 전경련 부회장등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전경련

재계가 노동조합법 후속 입법과정에서 원칙이 계속 후퇴하고 있다며 정부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오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임태희 노동부 장관을 초청한 가운데 2010년 제1차 노동복지위원회(위원장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기업인들은 임 장관에게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를 둘러싸고 노사갈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재계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원칙을 양보해 타임오프제를 수용했는데 국회에서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조유지ㆍ관리업무'를 타임오프 범위에 포함했고 노동계는 상급단체에 파견한 노조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원칙이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국민 세금으로 상급단체 전임자 임금을 준다는 말도 있어 기업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곧 발족할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에서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타임오프의 대상과 한도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나그네가 사막에서 추워서 떠는 낙타를 천막 속으로 조금씩 들어오게 했다가 나중에는 낙타에게 쫓겨난다"는 이솝우화를 빗대어 노조법 원칙이 후퇴하는 것을 꼬집기도 했다. 재계는 이와 함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하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고용과 해고에 대한 제도적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재계의 주장에 대해 임 장관은 "노조유지ㆍ관리 업무 등 논란의 여지가 있는 타임오프 대상과 한도를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에서 명료하게 정하도록 요청할 것"이라며 "정부도 정책이 일관성 있고 투명하게 시행되도록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계가 과거 재무나 금융에 관심을 기울였던 것 이상으로 이제 노무관리에 힘을 쏟아 노사문제에 대한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며 "노동계를 경영파트너로 인정하는 상생협력관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위원회에는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 김영태 ㈜SK 부사장, 김영기 LG전자 부사장 등 17개 주요그룹 CEO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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