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난 소사와 달라”

`난 소사와 달라`새미 소사(시카고 커브스)가 부정 배트를 사용하다 퇴장당하며 `망신살`이 뻗친 날 삼성 이승엽(27)은 보란듯이 홈런 3개를 추가하며 `국민 타자` 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소사는 4일 열린 메이저리그 탬파베이전에서 1회말 코르크가 들어간 부정 방망이를 사용했다 퇴장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소사는 “연습용 방망이를 잘못 들고 나갔다”고 긴급 진화에 나섰지만 그동안 터뜨렸던 505개의 홈런 모두를 의심받는 처지에 놓였다. 소사처럼 코르크로 속을 채운 부정방망이를 사용할 경우 규격제품보다 약 30%이상 더 멀리 볼을 쳐 보낼 수 있다. 반발력이 크게 향상될 뿐 아니라 배트 무게가 가벼워져 헤드스피드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왠만큼 치면 다 펜스를 넘어갈 정도이다. 소사가 망신을 당한 5시간 후 이승엽은 `난 다르다`라며 마치 소사에게 시위를 하듯 잇달아 `폭죽`을 쏘아올렸다. 홈 팬 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팬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는 소사와 달리 오직 실력만으로 홈런포를 터뜨리고 있는 이승엽은 팬들로부터 그야말로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승엽은 4일 대구 구장서 열린 삼성증권배 2003 프로야구 기아와의 더블헤더에서 1차전 두 방, 2차전 한 방 등 하루 동안 홈런 3개를 쓸어담았다. 시즌 25호(통산 293개)로 지난 99년 54홈런을 터뜨렸을 때보다 6경기 빠른 페이스. 앞으로 7개만 더 추가하면 메이저리그(알렉스 로드리게스의 27세 8개월8일)와 일본 프로야구(왕정치의 27세3개월11일)보다 앞선 최연소 300홈런을 기록하게 된다. 또 통산 293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은 지난 95년 삼성 유니폼을 입은 후 `정상적인 방망이`로만 9시즌만에 300홈런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반면 소사는 89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11시즌만인 지난 99년 300홈런 고지에 올랐다. <대구=이석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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