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잡아끌 분야의 하나가 영화와 에니메이션이다. 우나기를 비롯해 공각기공대 등 우리의 귀에 익은 영화를 소개한다. 이번 행사에는 10여편의 영화가 무료 상영된다.【편집자 註】-영화 우나기(뱀장어)
이마무라 쇼헤이(今村昌平)감독에게 지난 97년 두번째로 깐느영화제 그랑프리를 안겨준 수준급 작품이다.
이 영화를 보고나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따뜻한 사랑이 있는 영화’라는 평을 할만큼 가슴뭉클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나기에는 인간의 감출 수 없는 감정인 사랑, 질투, 분노등이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주인공들이 세상과 화해하고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과정에서 이같은 감정들이 감동적으로 승화된다.
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이발소를 둘러싸고 그들 도와주는 마을 사람들의 순수하고 사심없는 선의의 행동들에 상쾌한 웃음을 짓게 되고 가슴 뿌듯해진다.
삶의 여로에서 맞게되는 여러가지 사건과 이로부터 비롯되는 상처들에 밝고 희망적인 색을 입혀내어 아름답게 그려냈기 때문에 이 영화는 따뜻하고 유쾌한 해피엔딩으로 관객의 마음속에 남게 된다.
이야기는 하루도 빠짐없이 도착하는 익명의 편지에서 전개된다. 이 편지를 통해 아내의 불륜을 알게된다. 주인공 야마시타가 밤낚시에서 돌아온 날 낯익은 아내의 불륜의 현장을 목격한다.
야마시타는 문틈으로 아내와 한 남자를 목격하자 격분, 살의를 느끼며 칼을 집어들고…, 그리고 잔인한 죽음과 감옥생활.
형무소 생활 8년만에 가석방돼 나온 야마시타는 유일한 대화상대로 우나기(뱀장어) 한마리를 키운다.
세상과는 벽을 쌓고 강변에서 조그만 이발소를 차리고 지내던 그에게 우연히 자살하려던 여인 케이코를 구해주게 된다. 이후 두사람은 자연스럽게 사랑을 느낀다. 그리고 재미있고 착한 이웃들도 하나둘씩 이발소로 모여든다.
그러나 이즈음 반야심경에 푹빠진 강간범인 감옥동료가 야마시타앞에 나타나고 그의 어두운 과거를 폭로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급전한다. 케이코의 유부남 애인 토지마도 이발소로 찾아오는 등 복잡한 상황이 전개된다.
주인공 야마시타로 연기하는 야쿠쇼 코우지(役所廣司)는 일본여성들로부터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최고 연기자중의 한명이다.
우나기의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