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주가지수 5년여만에 1000선 밑으로 추락

7일 러시아 증시인 RTS 지수가 루블화 가치의 사상 최저치 행진의 영향으로 장중 한때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000선 이하로 떨어지며 러시아 경제에 불안감을 키웠다.

달러로 환산되는 RTS 지수는 이날 한때 전날보다 3.5% 하락한 979.21을 기록했다. 중요한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1,000선이 무너진 것으로, RTS 지수가 1,000선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 2009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러시아 증시가 급락한 것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할 정도인 루블화 가치 폭락과 연관된 것으로 해석된다. 루블화 가치는 지난달부터 급속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5일 러시아중앙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한 외환 시장 개입 폭을 하루 3억5,000만 달러로 제한하는 사실상의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난 뒤로는 하락세가 더 가팔라졌다. 루블화는 연초에 비해 달러 대비 49%, 유로 대비 33%나 폭락했다.

루블화 가치 하락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 정세 혼란과 서방의 대러 제재, 국제 유가 하락 등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현재의 루블화 폭락은 투기적 성격이 강하며 조만간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90달러 이상을 회복해야 루블화 환율이 39~40루블 선에서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0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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