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씨 재소환 후원금 횡령 조사

檢,卞씨도 조만간 다시불러 외압 추궁
靑, 흥덕사 교부금 관련 내부감사 계획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 비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서부지검은 20일 신씨를 재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성곡미술관 후원금 횡령 의혹 등에 대한 보강 조사를 벌인 뒤 주말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변 전 실장도 조만간 재소환할 방침이다. 또 청와대가 흥덕사 특별교부금과 관련, 사건 마무리 시점에 내부감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혀 행정자치부 내부감사, 감사원 감사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검찰은 변 전 실장이 동국대 이사장 영배 스님이 주지로 있던 울산 울주군 흥덕사에 특별교부세 10억원이 지원될 수 있도록 행자부에 협조 요청을 한 사실을 확인하고 대가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신씨 비호 의혹의 핵심인 변 전 실장이 신씨를 교수로 임용한 동국대 이사장의 개인 사찰에 국고가 지원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신씨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암초에 부딪혔던 수사도 새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변 전 실장 행자부에 압력=이번 예산지원은 변 전 실장의 요청을 받은 행자부가 “흥덕사에 대한 예산 지원이 가능한지 알아보라”고 먼저 지방자치단체에 연락을 하면서 이뤄지게 됐다. 또 문화재보호법상 흥덕사에 대한 직접 지원이 불가능하자 인근 교량 확장 공사에 필요하다는 명분을 끌어들여 결국 10억원의 교부금이 지급됐다. 지원 대상과 액수를 먼저 잡아놓은 뒤 정작 용도는 나중에 결정했다는 점에서 정말 필요한 지원을 했다기보다는 흥덕사 지원을 목표로 구색만 맞춘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영배 스님이 변 전 실장에게 예산 지원을 대가로 뇌물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변 전 실장이 직접 뇌물을 받지 않았더라도 ‘부적절한 관계’인 신씨에게 간접 뇌물이 전달됐다면 제3자 뇌물 등의 혐의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변-신-영배 잇는 ‘3각 커넥션’ 실체 풀리나=검찰은 변 전 실장이 영배 스님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이런 지시를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변 전 실장이 이런 지시를 한 시점은 공교롭게도 동국대 측이 신씨 학력위조 의혹을 묵살한 올해 2월 이사회 직후이어서 두 사건 사이에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불자회장을 맡았던 변 전 실장은 본인이 다니는 과천 보광사 주지 종훈 스님을 통해 영배 스님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신씨 학력위조 의혹을 무마하거나 신씨의 동국대 임용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변 전 실장이 영배 스님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흥덕사 관련 ‘민원’을 해결해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5월 울산 울주군청이 흥덕사에 사찰 내 진입로 개설 명목으로 10억원을 배정한 뒤 영배 스님이 5월29일 “신씨의 박사학위가 진짜고 장윤 스님의 의혹제기가 잘못됐음이 확인됐다”며 동국대 이사회에 장윤 스님 해임안을 상정해 통과시킨 점도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또 영배 스님이 6월 신씨에 대한 의혹 제보와 학내 내사 진행을 보고받았으면서도 7월2일 불교계 매체 간담회에서 “신씨의 학위는 가짜가 아니다”고 발언한 점에 대해서도 ‘은폐 시도’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변 전 실장과 영배 스님, 그리고 신씨로 이어지는 3각 커넥션의 실체도 조만간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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