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식 과기 "제대 말년이 이렇게 힘들 줄은…"

임기 2주 남기고 쓴소리
"과기부 해체한다니 큰일 난듯한 느낌"

“제대 말년이 이렇게 힘들 줄은 꿈에도 몰랐다.” 교육과학부와 지식경제부 등으로 해체되는 과학기술부의 현직 수장이 그동안 굳게 닫아두었던 입을 열었다. 김우식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은 11일 과천 정부청사 인근 식당에서 출입기자단과 오찬 모임을 갖고 참여정부 출범 후 부총리 부처로 승격되며 승승장구해오던 과기부가 급작스럽게 해제되는 현 상황에 대해 무거운 성토의 일성을 날렸다. 하루 전인 10일은 그가 과기부 총리 취임 2년째를 맞은 날이기도 했다. 그는 과기부의 마지막 장관으로 기록될 자신의 처지에 대해 “2주 남짓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마무리를 하고 떠나겠지만 계속 일을 해야 하는 과기부 가족들의 마음이 얼마나 싱숭생숭할지 마음이 무겁다”며 “옛말에 못난 가족에게 더 애착이 간다고 하던데 과기부가 해체된다고 하니 정말 큰 일이 난 듯한 느낌이다”고 운을 뗐다. 김 부총리는 이어 일본의 문부과학성을 실례로 언급, “지난해 한ㆍ중ㆍ일 과학기술장관회의를 서울에서 열었을 때 중국의 과기부 장관은 모든 일정을 소화하고 떠났지만 일본 문부과학성 장관은 단 10시간만 채운채 ‘교육 관련 중요 현안이 있다’는 이유로 서둘러 자리를 떴다”며 ‘교육과학부’ 통합 시 과학기술 부문의 정책이 소홀해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일본은 우리보다 7년 앞선 지난 2001년 문부성과 과학기술청을 문부과학성으로 통합했다. 이와 함께 김 부총리는 “(과기부 해체 후) 새 정부가 기초과학 분야 투자를 소홀히 하고 단기 성과를 내는 데 급급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새 정부가 경제발전을 도모한다면 과학기술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정성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확정 후) 처음에는 과기부에 다른 부처가 묶여 더 커진다고 해서 잘 나갈 줄 알고 오히려 표정관리를 했다”며 “제대 말기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지금도 마음이 안 편하다”고 마지막까지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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