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고정바이어 빼돌리기] 해외경쟁사 흑색선전 기승

타이완·홍콩·중국 등 해외 경쟁업체들이 대우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악용해 대우의 고정 바이어들을 빼돌리기 위한 흑색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이들 경쟁기업들은 「대우는 이미 망한 회사다. 대우와의 거래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같이 망하는 일」이라는 등의 온갖 흑색선전을 집중적으로 펼치며 대우의 고정 바이어들을 흔들고 있다. 여기에 국내 경쟁기업들도 대우의 고정 바이어들을 빼돌리기 위한 공세에 나서고 있어 외국 경쟁기업들의 흑색전략을 도와주고 있다. 실제 대우와 30여년 넘게 장기적 거래관계를 유지해오던 미국 최대 유통업체중 하나인 A사는 최근 「가을상품부터 거래관계를 당분간 중단하자」고 통보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타이완·홍콩·중국의 주요 경쟁업체들이 대우의 빅바이어들을 대상으로 「대우는 망했다」 「한국의 금융기관들이 대우에 대한 자금지원을 끊었으며 대우 협력업체들 역시 대우와의 거래를 기피하고 있어 대우는 곧 망할 것」이라는 악성 루머를 퍼뜨리고 있다. 이와 관련, 대우 관계자는 『타이완·홍콩 등 경쟁기업들이 대우와 관련된 각종 악성 루머를 집중적으로 흘리고 있다』며 『이들은 그동안 보도됐던 각종 신문기사를 취합해 갖고 다니며 「대우는 끝났다」는 식의 이야기를 기정사실처럼 퍼뜨리며 고정 바이어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 경쟁기업에 이어 국내 기업들도 흑색선전을 통해 대우의 고정 바이어 빼돌리기에 혈안이 돼있다. 컴퓨터 모니터용 컬러 브라운관 제조업체인 국내 B사와 C사는 최근 대우와 20여년간 거래해 온 중국·타이완 등 50여국 주요 바이어를 대상으로 『대우가 워크아웃에 들어간 것은 사실상 부도상황』이라며 『안정적인 공급선을 확보하기 위해 거래관계를 맺자』고 접근하고 있다. 또 일부 봉제업체들은 대우가 생산하는 와이셔츠는 협력업체가 부자재를 공급해주지 않아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식의 흑색선전을 그럴싸하게 포장해 바이어들을 유혹하고 있다.이같은 흑색선전이 유포되자 대우 해외영업팀에는 고정 바이어들로부터 문의전화가 쏟아지는가 하면 사실확인도 없이 거래관계를 청산하려는 바이어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대우 관계자는 『이같은 흑색선전은 빅바이어뿐 아니라 전세계 군소 바이어들에게도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다』며 『경쟁기업들이 이처럼 흑색선전을 흘리고 다녀도 국내 금융지원시스템이 아직 재개되지 않아 이렇다 할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재계에서는 이와 관련, 『납기차질 우려에다 경쟁기업의 흑색선전까지 겹쳐 대우의 고정 바이어 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우에 대한 금융지원시스템을 조기에 가동시켜 고정 바이어를 유지시키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우는 최근 수출납기 차질 등을 우려해 이미 계약을 체결한 수출신용장을 하루 평균 10여건 이상 반납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형기기자K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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