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상승 부담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없어 난감할 따름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상승으로 국제원자재 가격이 폭등하자 국내 기업들이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한 채 안절부절하는 모습이다.
최근 원화가치 상승으로 원자재 구입비용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지만 국제시장에서의 원자재 가격 상승폭이 환율 상승폭을 크게 웃돌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기업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해 수출상품의 경쟁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형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을 비롯해 전자ㆍ자동차부품ㆍ전선업체 등은 원가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석유화학의 경우 원자재인 프로필렌과 나프타의 가파른 가격상승으로 유화 완제품의 가격상승 요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화석화의 한 관계자는 “프로필렌 등 원자재 가격이 꾸준히 상승해 제품 가격의 상승요인이 발생하고 있다”며 “원ㆍ달러 환율 하락폭만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폭을) 상쇄하지 못해 전체적으로 석유화학업계의 원가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업체를 포함한 자동차부품업체 등도 구리와 알루미늄 가격 상승으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자동차부품사의 한 관계자는 “완성차업체에 납품하는 부품의 원가는 이미 확정된 상황에서 원재료의 가격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원가상승을 제품 가격에 반영한다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 알루미늄 가격 추이를 지켜보는 방법 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원자재 가격 급등현상이 중국과 인도의 수요 폭발에 따른 것이어서 당분간 피할 수 없다는 점에 더욱 긴장하고 있다. 구리의 경우 중국 정보가전산업의 호조로 수요는 꾸준한 가운데 구리 생산업체들의 파업이 겹쳐 가격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자동차부품사 관계자는 “지난 연말부터 미국으로 수출되는 부품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적정 마진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분간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로 버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