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는 대규모 반일시위가 벌어져 현지 일본 전자제품 판매점이 습격을 당하고 일제 자동차가 돌을 맞아 부숴지는 소동이 빚어지고 있다. 일본과의 영토갈등을 문제 삼은 시위대는 주로 젊은이들로 이뤄져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있으며 일본상품 불매운동까지 벌여야 한다고 주장해 일본 기업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이 같은 중국 내 반일정서를 지켜보는 한국기업 관계자들도 언제 우리에게 불똥이 옮겨 붙을지 모를 일이라며 걱정스럽긴 마찬가지다.
몇 해 전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중국 내 혐한(嫌韓)감정이 수그러들기는커녕 사이버공간을 중심으로 오히려 기업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에서 만난 한 부품업체 사장은 "중국 일간지에는 날마다 특파원발 보도로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이 번역돼 자세하게 소개된다"며 "사이버공간이라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중국을 비하하지만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이 같은 말들 때문에 난감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기업인들은 일부 네티즌들이 무신경하게 내뱉은 말들이 현지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 부메랑으로 돌아온다고 우려하고 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퍼가기'속에 온라인에서 나온 목소리의 영향력은 오프라인보다 훨씬 커지며 국경도 넘나들기 마련이다.
그리고 일부 의견은 다시 전체의 의견으로 포장돼 '한국인들은 뒤에서는 무시하며 물건만 팔아먹으려 한다'는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서'한국상품 불매론'이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중국은 이미 단순한 하청기지를 넘어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수많은 한국인 사업가들은 오늘도 중국인 바이어를 설득해 제품을 하나라도 더 팔고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 중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도를 넘어선 비하와 욕설에는 모두가 신중해져야 한다고 본다. '당신이 우주를 향해 내보낸 부정적인 에너지는 그 몇 갑절로 되돌아 온다'는 인디언의 격언을 한번쯤 곱씹어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