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제조업체들 이탈 가속화

빈 공장터에 아파트만 '빼곡'
2차산업 비중 갈수록 줄어
"도심형 산단 개발 검토해야"

인천지역 도심 재개발사업이 대규모로 추진되면서 공장이 떠난 자리에 아파트 타운만 들어서는 등 제조업 이탈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29일 인천시와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구도심 지역에 수백개의 도시재생사업과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제조업의 타 지역 이전이 계속돼 인천이 제조업 중심 2차산업(제조업, 건설업)에서 서비스 중심의 도심형 산업구조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2차 산업 비중은 1990년대 40%까지 달했으나 2006년에는 27.7%, 오는 2015년 20.7%, 2025년에는 13.6%로 갈수록 자리를 잃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공장들이 떠난 자리에는 아파트와 공원만 들어서고 있고 산업단지 조성은 아예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 1995년 부평구 대우자동차(현 GM 대우)옆에 있던 섬유업체 전방이 천안으로 이전하면서 이곳에는 금호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고 부평역앞 한성실업이 떠난 빈자리에는 부평 동아아파트 2단지가 조성됐다. 부평역 앞 동아건설산업이 지방으로 이전한 자리에도 동아아파트 1단지가 건립됐으며 이밖에 부평의 해태음료 자리에는 태화아파트가, 남구 학익동 한일방직이 이전한 부지에는 동아ㆍ풍림 아파트가, 동일레나운이 떠난 자리에는 50층 규모의 풍림 엑슬루타워가 각각 자리할 예정이다. 남동구 고잔동 한국화약 자리에는 한화에서 1만가구가 넘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조성됐으며 동양제철화학(OCI) 부지도 주택이 들어서는 용현ㆍ학익지구로 개발되고 있다. 지난 60~70년대 인천시민들을 먹여 살린 공장들이 이전하면서 일자리도 상당히 줄어들었다. 2008년 인천을 떠난 동일레나운 252명, 한국요코까와전기 233명, 월코스 230명, 우영미러시스템 205명 등 지난 2003년부터 2008년에만 55개 공장이 인천을 떠나면서 모두 5,49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처럼 공장은 떠나고 떠난 자리에 아파트만 들어서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인천의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고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상공회의소 한 관계자는 "과거 부산시내에 있던 공장들이 인근 김해와 양산으로 빠져나가고 그 부지에 아파트만 잔뜩 들어선 것처럼 인천도 부산시를 닮아가고 있다"면서 "공장이 이전한 부지에 아파트와 공원, 산업단지가 함께 조성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의 도심형 산업단지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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