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 반도체 본격성장 `전환점' 마련된다

최초 비메모리 라인, 비메모리 전문업체 출범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본격적인 성장의전화점이 마련된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세계 반도체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유독한국 내에서는 D램과 플래시 메모리 등에 압도돼 상대적으로 활약이 저조했었다. 그러나 최근 세계 최대의 메모리 반도체업체인 삼성전자[005930]가 메모리-비메모리 동반성장을 강력하게 추진중인데다 하이닉스[000660]의 비메모리 사업부문이독립해 매그나칩 반도체로 출범하면서 비약의 계기를 맞게 된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총 2조5천억원을 투입, 기흥 사업장에 최초의 비메모리 전용라인을 건설한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라인에서 비메모리인 시스템LSI를 생산해왔지만 소위 `S-라인'으로 불리는 이 라인은 300㎜ 웨이퍼가 투입돼 시스템LSI만을생산하는 이 회사의 첫 비메모리 전용 라인이다. 이 라인에서는 CIS, 옵티컬 플레이어 SoC(시스템온칩), 스마트카드칩, 모바일 CPU 등 비메모리 4개 핵심제품이 중점 생산 될 예정으로 삼성전자는 이 제품들을 오는2007년까지 세계 1위로 육성할 계획이다. S-라인은 내년 하반기에 본격 가동될 예정으로 이 경우 최대 월 2만7천장의 웨이퍼가 투입돼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성장에 본격적인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DDI(디스플레이구동칩)는 지난 2002년과 2003년 2년 연속으로 세계정상에 올랐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비메모리 단일품목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의 매출은 1조8천370억원(미화 약 16억달러)정도에 그쳐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한참 뒤쳐지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황창규 사장은 그러나 올초 사장에 취임하면서 "메모리와시스템LSI가 독자적으로 움직인 측면이 있다"며 "SoC, 퓨전메모리 등 메모리 반도체의 강력한 경쟁력을 지렛대삼아 시스템LSI도 함께 성장하는 `메모리-비메모리 동반성장 모델'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해 비메모리 반도체의 급속한 성장이 예상된다. 하이닉스[000660]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문이 시티그룹 벤처캐피털(CVC)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매각돼 탄생한 매그나칩반도체도 국내 비메모리 분야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5개의 팹(FAB)을 가진 비메모리 전문기업인 매그나칩은 이번분사로 그간 구축한 제품 포트폴리오 및 기술개발 능력, 월 11만장의 웨이퍼 생산능력, 기존 전략고객 등을 기반으로 비메모리 분야 강자로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허염 사장은 이와 관련, "하이닉스 사업부문 중 비메모리는 99년 매출 2억달러에서 올해 예상매출 10억달러로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며 "세계적 비메모리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실력을 갖춘 비메모리 설계기업에 대한 M&A를 활발히 추진하고 현재 R&D 인력 중 절반인 320명의 설계 인력도 더욱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매그나칩의 CMOS 이미지 센서(CIS) 부문은 국내와 일본 등의 주요 휴대전화 업체들에 월 600만개 가량의 제품을 공급하면서 올해 전세계 CIS 시장에서 25%의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매그나칩은 현재 DDI, CIS, 애플리케이션 솔루션 프로세서를 생산하고 파운드리(수탁생산) 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와함께 최근 동부전자의 유상증자 결정으로 2차 신디케이트론 중 남은 5천600억원의 자금이 조만간 집행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동부아남반도체의 합병 작업에박차가 가해지고 있는 것도 국내 비메모리 산업의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관측 된다. 동부아남반도체는 반도체 제조공정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사 설계에 맞춰 비메모리 반도체를 수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회사로 삼성전자, TI(텍사스 인스트루먼트),도시바 등 50여개사에 LDI(LCD 드라이버 구동칩)와 DSP(디지털 시그널 프로세스)칩등 고부가 비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 설계업체들과 기술개발, 시제품개발, 제품양산 등에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첨단 비메모리 반도체 국산화에 기여해 온 만큼 올해 내로 합병작업이 완료될 경우,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는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세계 최강국 중 하나지만 비메모리 부문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다"며 "각 사가 적극적 투자를 통해 비메모리 육성의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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