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무소속 출마에 대해 한나라당은 6일 정파별로 반응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이명박 대선 후보 측은 경선 라이벌인 박근혜 전 대표 측을 끌어안아 창풍(昌風) 국면을 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그가 출마할 경우 부패 문제를 집중 거론하는 등 정면 대응해 지지율면에서 이 전 총재의 상승세를 차단한다는 복안.
반면 박 전 대표 측은 이 전 총재 출마로 야기된 당의 집권 위기를 당권싸움에 적극 활용하며 이 후보 측을 압박한다는 계산이다.
◆ 李, ‘이박제이(以朴制李)’와 정면 대결 준비=박근혜로 이회창을 제압한다는 전략. 이 후보 측이 공을 들여 박 전 대표 달래기에 나섰다.
거론되는 카드는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퇴나 경질. 박 전 대표 측이 내년 총선 등을 염두에 두고 가장 경계하는 이 최고위원을 2선 후퇴시켜 박 전 대표 측 요구사항을 받아들이는 방안이 이 후보 측 핵심 사이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이 후보 측은 이 전 총재와 대립각을 세울 수 있는 새 전략을 수립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2년 불법 대선자금 문제와 대선 잔금 문제 등 부정부패 이미지를 집중 공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정권 교체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전 총재가 ‘제2의 이인제’임을 주장, 여론에 호소한다는 전략이다.
◆ 朴, ‘이이제이(以李制李)’로 당권 확보=박 전 대표 측은 경선 패배 후 당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을 이 전 총재 출마를 기회 삼아 만회하겠다는 태도다.
박 전 대표 측은 “이 최고위원 사퇴로 되겠느냐. 이방호 사무총장 등의 퇴진도 불가피하다”며 사실상 당권을 요구했다. 여기에는 물론 당장 아쉬운 쪽은 이 후보 측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 전 총재 출마 자체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고 있다. 이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박 전 대표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