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화하는 탈세 발본을

지난 8월부터 실시된 4차 음성탈루 소득자에 대한 조사에서 적발된 3,888명(추징세액 7,750억원)을 유형별로 보면 실로 가지 가지다. 가장 많은 케이스가 부동산임대, 온천이나 공원묘지를 운영하면서 고액의 세금을 탈루하거나 매출누락및 가공 원가계상 등으로 기업자금을 변칙 유출시킨 경우였다. 변호사 의사 한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의 불성실한 신고 등도 눈에 띈다. 고가 소비재 취급및 향락업소의 세금탈루, 부동산 주식 등을 이용한 변칙 사전상속도 줄어들기는 커녕 증가일로다.탈세수법을 보면 기가 찬다. 서울 종로구의 한 귀금속상은 국제통화기금(IMF)극복을 위해 온 국민이 참여한 금 모으기 운동을 악용했다. 그는 전국의 도매상에서 금을 사들여 수출업체인 종합상사에 납품한뒤 부가세 신고 직전 폐업, 67억원을 탈루했다. 한 종합건설회사 대표는 특수관계인에게 부동산을 낮은 가격으로 양도하는 수법으로 13억여억원을 변칙 상속했다. IMF사태로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 매고 하루하루를 어렵게 지내고 있는 상황하에서 이들은 탈세한 돈으로 호화사치를 일삼아 온 것이다. 국세청은 퇴폐성 고급유흥업소, 기업자금 변칙유출 기업주, 고소득 전문직종 종사자 등 961명에 대해 현재 정밀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음성탈루 소득으로 호화생활을 일삼는 사람들이 발붙이지 못하는 풍토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짐도 좋지만 실천의지가 더 중요하다. 또 탈세수법은 날로 지능화 해가는데 세무공무원이 이를 쫓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탈세를 적발하는 기법의 연구 개발도 필요하다. 세법체계도 단순화 할 필요가 있다. 사실 우리나라처럼 세금의 종류가 많은 나라도 드물다. 세금의 종류가 많다 보니 전문가들도 적용을 잘못할 때가 많다. 자의적인 소지가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탈세는 나라의 살림을 훔치는 큰 도둑이나 마찬가지다. 반 사회적인 범죄로서 다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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