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기업인수합병(M&A)시장을 주도하며 전성기를 맞고 있는 미국의 사모펀드들의 버블 붕괴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모펀드들은 그동안 낮은 금리로 은행ㆍ보험ㆍ증권 등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쉽게 자금을 조달하고 때맞춰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타면서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하지만 시중금리 상승과 투자자들이 단기투자에 치중하는 사모펀드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어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즈 1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올해 사모펀드들은 미국 기업 인수에 1,300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했으며, 연내 1,000억달러를 더 투자할 계획이다. 보수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연기금 등 대형 기관투자자들도 4,910억달러의 막대한 자금을 사모펀드에 맡겼다. 대규모 사모펀드들은 이 같은 자금으로 렌터카회사인 허츠와 유아용품 업체인 토이저러스ㆍ워너뮤직ㆍ네이만 마르쿠스ㆍ메트로 골드윈 메이어 등을 잇따라 사들이면서 M&A시장에서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있다. 사모펀드가 이들 회사에 투입한 자금은 평균 100억달러가 넘는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기채권과 시중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는데다, 단기투자와 이익실현에 주력하고 있는 사모펀드의 투자패턴에 대해 투자자들의 거부감이 커지고 있어 사모펀드가 거품붕괴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모펀드들이 투자이익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으로 3년 이내에 사모펀드들은 5,000억달러의 자산을 처분해야 하는데 이를 받아줄 투자기관이 마땅치 않다.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지난 3년 동안에도 사모펀드들은 기껏해야 1,532억 달러의 자산을 처분했을 뿐이다. 그만큼 재투자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모펀드 업계의 대부인 헨리 크라비스는 “사모펀드 시장이 활황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면이 나타나고 있다”며 “전문성과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사모펀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도 사모펀드의 투자행태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사모펀드들은 기업 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보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단기간에 주식을 매도해 이익을 실현하는데 급급해 하고 있다. 올해 초 사모펀드인 블랙스톤그룹은 독일회사인 셀라네스 주식을 1년 보유한 이후 IPO를 통해 4배의 차익을 챙겼고 막대한 배당이익도 거두어들였다.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도 위성회사인 팬암셋 주식을 1년도 보유하지 않고 처분해 4배의 이익을 냈다. 사모펀드가 주주인 기업들의 IPO 주가도 평균 이하를 밑돌고 있다. 올해 이들 기업의 IPO 첫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8.3% 상승했는데 이는 평균치인 13.8%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다트머스대 터크스쿨의 콜린 브레이던 교수는 “사모펀드 시장이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은 자명하다”면서 “전형적인 버블과 붕괴의 사이클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