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운임 담합으로 피해"

LG계열사 손해배상소송 제기
중견기업도 소송 잇따를 듯

LG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항공사들의 화물 운임 담합으로 피해를 봤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결과에 따라 다른 수출기업들도 항공사를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낼 가능성이 높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LG화학·LG디스플레이·LG생명과학 등 LG그룹 주력 4개 계열사가 국내외 12개 항공사의 유류할증료 담합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4억4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LG 측은 수출 비중이 높은 계열사들이 항공사들의 화물 운송 유류할증료 담합으로 피해를 입어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LG 측은 이번 소송에서 우선 입증이 가능한 최소 피해액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뒤 추후 결과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액을 늘려간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소송 대상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싱가포르항공·에어프랑스·루프트한자 등 모두 12개 항공사다.

LG 측은 지난 2010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21개 항공화물 운송사업자들이 항공화물 운임을 담합했다며 시정명령과 1,2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사실에 근거해 소송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 기업들이 항공사들의 담합을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수출기업이 구체적인 피해액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LG의 이번 소송을 계기로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들도 비슷한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에서 LG 계열사들과 항공사들은 담합에 따른 손해규모를 어떻게 평가할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LG 측은 항공사 담합으로 항공화물 운임 부담이 늘어나며 수출경쟁력이 저하됐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국내 항공 업계는 아직 소송 내용을 통보 받지 못한 만큼 소장을 받은 뒤 대응방침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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