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시스템LSI 사업강화

취약 비메모리 부문도 세계 선두군 도약 의지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LSI사업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반도체사업 전체를 더 키우고 안정화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분야가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전체 반도체시장의 3분의2를 차지하는 비메모리 분야의 육성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임형규 사장도 "시스템LSI사업의 육성은 메모리만 가지고는 5~10년 후 반도체사업을 낙관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특히 메모리를 중심으로 거세게 추격해오고 있는 중국ㆍ타이완 업체의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신경쓰지 못하고 있는 비메모리 분야의 주요 기술을 먼저 선점, 격차를 계속 벌려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도 작용했다. ◇비메모리 세계 선두 도약선언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분야 올 예상매출은 18억달러로 세계 17위 수준이다. 미국 인텔을 포함한 선두권 업체들의 연간매출이 50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비메모리 기술 자급률도 메모리는 51%에 달하는 데 비해 16%에 그치고 있다. 80% 이상을 수입해서 쓰고 있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메모리 분야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취약한 게 사실이다. 현재 세계 비메모리 시장은 인텔 등 미국 5개사, NEC 등 일본 3개사, 필립스 등 유럽 2개사 등 10개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이날 비메모리사업 중장기전략 발표는 삼성이 메모리에 이어 비메모리도 세계 선두로 끌어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4대사업 강화전략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시스템LSI사업 강화전략은 크게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세계 1위 품목 육성 ▦차세대 핵심 복합칩(SOC)사업 강화 ▦차별화기술 선행 개발 ▦개발투자 지속 확대 등이 그것이다. 우선 핵심기술은 이미 확보한 분야에 투자를 더욱 집중, 매출과 시장점유율 확대를 통해 세계 1위 제품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 ▦스마트카드 IC ▦광디스크 칩셋 ▦모바일 카메라 칩셋 ▦퍼스널 네트워크 칩셋 등 5개 제품을 오는 2005년까지 월드베스트로 만든다는 게 핵심이다. 두번째는 차세대 핵심 복합칩(SOC)사업을 강화한다는 것. 이를 위해 글로벌 리더와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한편 지난해 설립한 SOC연구소를 중심으로 전사적인 개발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전략적 제휴와 관련, 임 사장은 "현재 일부 업체와 구체적인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300만게이트급 수준에 머물고 있는 SOC 설계 수준을 1,000만게이트급 설계가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는 등 차별화기술을 경쟁업체보다 먼저 개발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5년간 4조원을 쏟아붓는 것을 비롯해 비메모리 분야에 대한 개발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일류화 단계로 양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메모리에 비해 비메모리 분야는 꾸준한 연구개발이 중요한 사업이라고 임 사장은 강조했다. 임석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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