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송금 잦은 당신… "KB·농수협으로 주거래은행 바꾸세요"

1만원대 송금 수수료가 인터넷 거래하면 공짜
중도상환수수료도 차이 은행별로 꼼꼼히 체크를


얼마전 자식을 미국으로 유학보낸 주부 오 모 씨는 최근 주거래 은행을 바꿨다. 외화송금 수수료를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다. 이전에 거래하던 은행에서는 송금 건당 1만원의 수수료와 8,000원 상당의 전신료를 냈지만 새로 거래하는 은행에서는 수수료가 무료인데다 5,000원의 전신료만 내면 된다. 오 씨는 "중간중간 아들에게 돈을 보낼일이 많아 수수료를 아끼자는 차원에서 거래 은행을 바꿨다"며 "한푼이 아쉬운 요즘에 이러한 돈이라도 아껴야 한다"고 밝혔다.

연말정산 세금폭탄으로 직장인들의 어깨가 무거운 요즘, 금융 서비스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발품을 파는 알뜰한 금융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각 은행별로 자동화입출금기(ATM) 수수료나 외화송금수수료, 중도상환 수수료가 조금씩 달라,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는 면밀히 잘 살펴야 한다.

◇외화송금 수수료만 아껴도 몇만원 번다=외화송금 수수료의 경우 은행이나 이용행태 별로 차이가 크다. 이때문에 주거래 은행을 바꾸거나 인터넷 이용만으로도 매달 몇만원을 아낄 수 있다.

우선 인터넷으로 해외송금을 할 경우 몇몇 은행은 무료 또는 반값에 이를 이용할 수 있게 서비스 중이다. 국민, 경남, 농협, 대구, 수협, 제주은행 등은 인터넷을 통한 외화 송금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기업은행의 경우 유학경비 등의 목적을 위한 송금에는 수수료를 부과히지 않는다. 국내은행이 해외은행에 자금이체에 대해 통지할 때 발생하는 비용인 전신료의 또한 인터넷을 이용하면 3,000원 가량 저렴하다. 반면 창구에서 이용할 경우 꽤 많은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의 경우 창구에서 외화를 송금할 경우 미화 2,000달러 이하일 때는 1만원, 5,000달러 이하 일 때는 1만5,000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또 1만달러 이하와 1만달러 초과의 경우 각각2만원과 2만5,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반면 신한, 하나, 우리, 외환은행 등 여타 시중은행은 인터넷 송금시에도 수수료를 받는다. 신한은행의 경우 2,000달러 이하의 송금액엔 5,000원을, 5,000달러 이하의 송금액엔 7,5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5,000달러를 초과할 경우 내야하는 수수료는 1만원에 달한다. 하나은행의 외화 송금 수수료는 한층 세분화 돼 있다. 2,000달러 이하는 3,500원, 5,000달러 이하는 6,000원, 1만달러 이하는 1만원, 2만달러 이하는 1만2,500원, 2만달러 초과는 1만5,000원 이다. 단 이들 은행이 인터넷을 통한 해외 송금에 부과하는 수수료는 창구를 이용하는 경우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전신료의 경우 대부분은행이 5,000~8,000원 정도를 받는다.

◇송금수수료 아끼려면 비대면 채널 활용해야=시중은행들은 은행 영업시간 내에 ATM을 이용하면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하지만 영업시간 이후에는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을 제외하고는 500~7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ATM을 통해 돈을 찾을 때도 시간을 잘 감안해야 하는 이유다.

타행 ATM을 이용해 돈을 찾으면 수수료 편차가 더욱 크다. 하나은행과 한국 SC은행은 영업시간 중에는 900원을, 영업시간 이후에는 1,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해 가장 수수료를 많이 받는다. 반면 기업은행은 영업시간을 가리지 않고 7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국민은행과 산업은행은 영업시간 내에 각각 600원의 수수료를 받으며 영업시간 이후에는 각각 900원과 800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송금수수료 또한 충분히 아낄 여지가 많다. 시중은행들은 같은 은행으로 송금하면 시간대에 관계없이 모두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다만 타행으로 송금할 경우 이용방법에 따라 수수료 차이가 크다.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창구를 이용해 송금할 경우 수수료를 가장 많이 요구하며 ATM을 이용할 경우에는 이용 시간대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창구 이용시 받는 수수료와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를 받는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창구이용과 ATM 이용시 시간에 관계 없이 500원의 수수료를 받아 가장 저렴하다. 인터넷뱅킹, 텔레뱅킹, 모바일뱅킹의 경우 시간에 관계없이 500원 가량의 수수료를 받아, 이들 서비스를 잘 활용하는 것도 돈을 아끼는 방법이 되겠다.

◇중도상환수수료도 잘 따져봐야=은행에서 돈을 빌린 뒤 3년 내에 갚을 때 물어야 하는 중도상환수수료 또한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중도상환 수수료를 1.5% 가량 부과하고 있지만 기업은행은 수수료율이 은행 가운데 가장 낮다. 기업은행은 지난 5일부터 중도상환수수료율을 인하, 0.5~1.4%의 수수료만 내면 되게끔 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신용대출을 변동금리로 받을 경우의 수수료율은 0.5%이며 신용대출을 고정금리로 받을 때 수수료율은 0.8%다. 국민은행이 개인 신용대출에 대해 0.7%의 중도상환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으며 대부분 은행은 1.5%의 수수료율을 수년째 유지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별 금리가 크게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수수료를 기준으로 은행을 택하는 것 또한 불필요한 지출을 막는 한가지 방법"이라며 "본인의 금융 습관을 감안해 은행을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