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의 자본과 기술, 북의 노동력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중국의 추격도 뿌리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성석 티에스정밀 사장(사진)은 “시범단지가 성공해야 회사도 살고 나라도 산다”며 개성공단 진출에 굳은 결의를 내비쳤다. 티에스정밀은 반도체용 조립ㆍ시험 장비를 제조하고, 관련 부품을 가공하는 업체로 삼성전자, LG필립스 등 중국 진출 대기업의 현지 부품 공급을 맡고 있기도 하다.
윤 사장은 중간 가공이 많은 사업 특성상 개성공단 진출로 시급한 인력난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쓴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에서 북한의 가공기술이 우수하다는 내용을 읽은 기억이 있다”며 “현지 인력의 기술이 일정 수준까지 올라온다면 개성공장의 생산 비중을 늘려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개성공장은 당분간 기초ㆍ중간가공 등 정밀도가 낮은 부품 분야부터 생산비중을 늘려나가되, 조립 등 마무리공정,설계, 마케팅은 본사에서 주력할 방침이다.
하지만 채용규모나 투자일정 등의 구체적인 계획은 정한 바 없다.
윤 사장이 서두르지 않는 이유는 북한 당국이나 현지 인력에 남아있는 ‘사회주의 사고방식’때문. 인력이 풍부해도 사고방식이 다르면 작업 분위기를 해치는 것은 물론 자칫 노사갈등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본주의가 어느 정도 자리잡은 중국은 언어가 다르긴 해도 말은 통한다”면서 “우리 정부가 발벗고 나선다고 해도 현지 근로자들에게 생소한 ‘시장경제’를 빠른 시일내에 심어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로자들이 기업의 요구를 이해하고 따를 수 있는지 파악하려면 남북 당국 뿐만 아니라 입주 업체들이 인력수급 논의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제안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