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IBM, 기업용 소프트웨 '격돌'

IBM, 데이터 베이스 등에서 오라클 아성 급속히 잠식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선두 업체인 오라클이 강력한 도전에 직면했다. 도전장을 던진 기업은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새롭게 급부상하는 시벨 시스템즈도 아닌 메인 프레임 등 하드웨어를 통해 기업을 키워온 IBM이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 최신호(28일자)는 양 사가 최근 기업용 소프트웨어시장을 놓고 '대격돌'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IBM이 자신의 주력 상품인 메인프레임의 성장전망이 어두워지자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면서 오라클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 ◇IBM, 기업용 데이터 베이스 시장 급속 잠식=IBM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기업용 데이터 베이스 시장에서 무려 36%의 판매신장을 이뤘다. 반면 오라클은 동기간 6% 매출 증가에 그쳤다. 여기에 지난 4월 IBM은 또 다른 데이터 베이스 제조업체인 인포믹스사를 인수하면서 시장 점유율(25%) 2위 업체로 뛰어 올랐다. 또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핵심 소프트웨어 중 하나인 웹 어플리케이션 서버 분야에서는 IBM이 시장 점유율 30%를 기록하면서 오라클을 이미 세 배 이상 앞지르고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이 같은 IBM의 선전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올해 초 26달러 대이던 오라클의 주가는 지난 18일 16.28달러를 기록하는 등 크게 하락한 반면 연초 84달러 대이던 IBM의 주가는 18일 117.45달러에 장을 마감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향후 전략의 성공 여부가 승패 가를 듯=앞으로 양사간 승부는 누구의 전략이 성공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라클의 전략은 데이터 베이스 뿐만 아니라 재무, 제조, 인사 관련 프로그램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어플리케이션을 패키지 형태로 통합ㆍ판매하는 것. 이 같은 정책은 MS사가 개인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윈도 등 운영체제 뿐만 아니라 오피스 프로그램 등 각종 응용 소프트웨어를 패키지화 한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이에 따라 오라클이 이 시장을 장악 할 경우 다른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가 살아남을 공간은 상당히 적어지게 된다. IBM은 이 같은 오라클의 전략에 반감을 갖고 있는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IBM은 데이터 베이스 등 일부 핵심 소프트웨어만 만들고 다양한 기업용 어플리케이션은 SAP 등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로부터 가져 다 쓴다는 것. 이는 자신의 데이터 베이스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SAP 등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의 제품을 팔아줄 뿐만 아니라 SAP 등의 소프트웨어 회사들도 자신의 고객에게 IBM 데이터베이스를 권하는 '상부상조'의 장점이 있다. 오라클이 수성(守成)할 수 있을지 또는 IBM의 도전이 새로운 시장구도를 만들어 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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