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아드보카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4일(이하 한국시간) 가나와 최종 평가전에서 패한 이후 부쩍 '예리함(sharpness)'이란 표현을 자주 쓰고 있다.
독일에 입성한 이후 태극전사들이 처음 그라운드를 밟은 7일에도 아드보카트 감독의 주문은 '예리함을 끌어올리자'는 것으로 모아졌다.
태극전사 23인 전원이 이날 훈련에 참여했다. 이천수(울산), 송종국(수원), 이호(울산)가 가벼운 부상으로 전술 훈련에는 동참하지 못했지만 나머지 스무 명은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 시간도 지난 달 27일 인천국제공항을 떠나온 이후 유럽 현지에서 한 것 치고는 가장 길었다. 1시간30분 넘게 계속된 훈련이 끝나자 태극전사들은 어느덧 '파김치'가 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남은 훈련 기간의 초점은 예리함을 되찾는데 있다"고 말했다.
태극호는 그라운드를 3분의 1보다 작게 쪼개 5대5 미니게임을 했다.
가로, 세로가 채 30m도 되지 않는 거리에 골문 두 개를 바짝 붙여놓고 볼을 빼앗고 틈이 보이면 바로 슈팅을 하는 훈련이었다.
볼을 쓸데없이 끌고 다니면 불호령이 떨어지고, 가능한 한 원 터치 패스로 좁은공간에서 매끄러운 연결을 해야 하며, 슈팅은 근거리든 중.장거리든 지체없이 때려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2분씩 모두 6라운드가 진행됐다. 대표팀이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담금질을 할 때도 2분씩 18라운드짜리 5대5 미니게임을 한 적이 있다.
이렇게 작은 규모로 게임을 하는 건 세밀함을 기르는데 목적이 있다고 훈련을지켜본 황선홍 SBS 해설위원은 평했다.
황 위원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말하는 예리함은 결국 선수들의 컨디션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우리 팀의 장점인 폭발력이 보이지 않으니까 겉에서 보기에 예리함이 떨어져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밀한 콤비네이션 플레이가 아쉬운 상황이다. 그동안 스리톱에 서는 안정환, 설기현, 박주영, 이천수가 자주 고립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모두 세밀한 협력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그토록 강조한 예리함이 토고전까지 남은 닷새 동안 어떤 결실을 맺을 지 눈여겨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