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이라크 사태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소폭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5.27포인트(0.03%) 상승한 1만6,781.01로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62포인트(0.08%) 오른 1,937.78을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10.45포인트(0.24%) 상승한 4,321.11로 장을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는 이라크 사태를 둘러싼 불안감으로 하락 출발했다. 이라크에서는 수니파 반군세력이 모술 서부의 시리아 접경도시 탈아파르를 함락하면서 내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또 러시아가 가스대금 체납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공급을 중단한 것도 시장의 불안감을 부추겼다.
아울러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날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0%로 크게 낮춘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IMF는 미국의 완전 고용은 2017년 말에나 실현 가능하다고 예측하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다만 미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0%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날 증시는 제조업 등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소폭의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6월 미 뉴욕주 제조업 지수인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19.2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인 15.00보다도 높은 것으로, 2010년 6월 이후 최고치다.
미국의 5월 산업생산 지표도 호재로 작용했다. 연준은 미국의 올해 5월 산업생산이 한 달 전보다 0.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5% 증가를 웃도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가 모두 증가한 덕분이라며 올해 2분기 들어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졌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또 대형 인수합병(M&A) 소식이 전해진 것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 최대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메드트로닉은 경쟁업체인 코비비언을 429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레벌3 커뮤니케이션도 TV텔레콤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시장은 대체로 관망세를 보이는 가운데 17~18일 열리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시장은 연준이 통화완화 정책을 서둘러 바꾸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첫 기준 금리 인상의 로드맵을 나올 지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