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의 특허 등 지식재산권 분야 수준은 세계적 수준입니다. 그만큼 한국 기업들이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왔다는 방증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재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점에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특허청이 2008 변리사 시험 합격자 교육연수 강화 차원에서 마련한 국내외 스타급 강사초청 특강 강사 중 한 명으로 초청돼 내한한 유병호(44ㆍ사진) 퀄컴 본사 부사장은 12일 "한국 기업들이 좋은 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이를 외국 기업들과의 관계에서 충분하고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한국 기업들은 이 부문에서 선진국 기업들로부터 배워야 할 점이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유 부사장은 또 "한국 기업들의 경우 특허 등 지식재산권의 모든 것을 전담부서에서 도맡고 있다"며 "연구개발 엔지니어는 물론 생산ㆍ관리ㆍ협상 부문의 종사자까지 전사적으로 특허에 관심을 갖고 우리 회사가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알고 접근해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현재의 세계시장보다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 것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면서 "선택안을 먼저 생각하고 가중치가 높은 곳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며 미래에 적극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유 부사장은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을 대리하고 있는 한국 법률업계의 경우 국내에서의 업무처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외국에서 선진국 로펌들과 대결해야 할 때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법률시장 개방 등이 눈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소송능력 제고 등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 부사장은 "한국의 특허심사 서비스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다"며 "심사처리 기간은 물론 심사의 질적 수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특허업무 담당자로서 미국에서도 가슴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문 목적이 200여명의 수습 변리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었는데 강의를 들은 미래의 변리사들이 교육이라는 간접경험을 통해 향후 세계 속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변리사가 되기를 바란다"며 "기업 간 생존경쟁이 날로 강화되고 있는데 특허의 중요성을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점에서 할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려대 산업공학과와 대학원(전기공학)을 마친 유 부사장은 현대전자(현 하이닉스)에 입사한 뒤 주경야독 끝에 변리사에 합격했으며 지난 1999년 퀄컴 한국 측 대리인으로 인연을 맺어 모토로라사가 제기한 특허무효 소송 8건을 모두 승소하는 능력을 발휘, 2001년 퀄컴 미국 본사로 스카우트됐다. 그는 미국에서는 로스쿨에 입학해 캘리포니아주 변호사와 미국 특허변호사 자격을 땄으며 지난해 9월 세계적 기업인 퀄컴의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에는 한미변호사협회 창설을 주도해 초대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