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와 줄지은 기업 도산에도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제법 선방했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012년 말 2.01%에서 지난해 말에는 1.9% 수준으로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지난해 순이익도 1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여 외환은행 인수 관련 부의 영업권이 반영된 전년 실적(1조6,024억원)과 비교할 때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뒀다.
올해가 3년 임기의 사실상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새해를 맞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각오가 남다르다.
김 회장은 1일 서울경제신문과 신년 인터뷰를 통해 "인도네시아와 중국 법인부터 은행(하나·외환) 간 통합을 시작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에는 총 39개 점포(하나 35개, 외환 4개)가 있는데 하나은행 직원 480명 중 한국인은 8명에 불과할 정도로 현지화가 잘 구축돼 있다. 김 회장은 "현지 규정에 따라 합병 절차를 진행해 빠르면 2월에 통합법인이 출범된다"며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리테일에, 외환은행은 기업금융에 힘써온 만큼 통합 점포의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중국(하나 점포 19개, 외환 9개)에서도 통합 절차를 밟아 나갈 계획이다.
미주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김 회장은 "캐나다에서는 한국계 교민 영업을 탈피해 로컬 영업을 강화하고 토론토와 밴쿠버 등 화교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길림은행과의 연계 영업에도 나설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지난해 8월 미 당국으로부터 뉴욕에 있는 BNB은행의 인수를 최종 승인받아 북미 영업을 넓힐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한 만큼 현지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내 부문에서도 "은행·증권·보험 등 업권 간 협업 시스템을 잘 구축하고 접점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국내에서 하나·외환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공유, 방카슈랑스의 외환은행 판매, 외화조달창구의 외환은행 일원화 등 외환은행과의 시너지를 확대해왔다.
특히 오는 10월 외환은행 카드 사업부문과 하나SK카드의 합병이 이뤄지면 통합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회장은 자산 관리를 예로 들며 협업을 강조했다. 그는 "프라이빗뱅킹(PB)을 투자금융(IB)과 접목한 PIB를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PB와 기업투자금융(CIB)을 접목해 개인별 맞춤형 금융 서비스와 법인의 자산 관리를 아우르는 토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축은행도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수익성이 나은데 하나은행과 대출 연계 영업이 더 잘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