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가 경쟁력] 2.기술개발만이 살길

국내 종업원 100인 이상 부품ㆍ소재기업의 60% 이상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기술개발을 꼽고 있다. 산업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부품ㆍ소재 분야의 기술개발이 뒤따르지 않는 완제품 생산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또 GM, 포드, GE 등 세계적인 자동차부품, 전자회사들이 부품조달을 글로벌소싱으로 전환하고 있는 시점에서 부품ㆍ소재 산업 육성과 기술개발은 대세를 거스를 수 없는 생존요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기술개발지원 사업 성과=정부도 기술개발지원 사업을 통해 부품ㆍ소재 기업의 기술력 제고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기술개발 지원사업은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부품ㆍ소재 기업을 대상으로 무담보, 무이자로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하고 투자기관을 연결하며 연구인력과 장비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모두 279건에 대해 정부출연금 3,134억원을 지원했다. 개발제품에 대한 매출규모는 현재 300억원 정도로 다소 미미하지만 3년 내 예상 매출액은 1조1,600억원 정도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개발된 부품ㆍ소재 기술을 응용할 경우 현재까지의 관련 매출은 300억원 가량이지만 앞으로 3년 동안의 예상 매출액은 4조3,0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 황현석 연구원은 “부품ㆍ소재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경쟁력 있는 건실한 중소기업을 육성할 수 있으며 연구개발 인력과 전체 고용을 확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산자부와 부품ㆍ소재투자기관협의회가 전개하고 있는 기술개발 지원사업이 국내 부품ㆍ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주춧돌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국기업의 세계시장 독점화 경향=황현석 연구원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 부품ㆍ소재 기업들이 높은 임금수준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신제품 기술개발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며 국내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관계를 구축해 공동으로 기술개발에 나서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외국기업의 경우 특정 부품ㆍ소재 사업이 전체 매출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세계시장에서는 높은 시장점유율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독일 머크사의 경우 제약과 화학재료, 약품 등이 주요 사업이며 액정사업은 전체 매출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세계 액정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시장점유율이 90%를 넘어서고 있다. 독일의 보쉬사는 전기ㆍ전자 및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로 연간 매출이 350억유로에 달하며 2만여명의 과학자, 엔지니어들이 매년 2,000여개 이상의 특허를 신청하고 있다. 일본 화낙사는 수치제어장치(CNC)와 사출성형기, 방전가공기 등을 생산하는 공장자동화 전문기업이다. CNC분야의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이 58%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 화낙의 경우 연구개발 직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종업원의 80%에 달하며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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