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노 전대통령은 위대한 평민" 오늘 새벽 빈소 조문

칸 영화제 수상 기념 기자회견 참석


"오늘 새벽 노 전 대통령 빈소의 조문을 하면서 그 분은 위대한 평민이라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영화 '박쥐'로 제 62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고 돌아온 박찬욱 감독이 영화제 기간 중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접한 심경을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28일 오전 11시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칸 영화제 수상기념 기자회견에 참석해 "칸 영화제 기간 중 충격적인 부음을 두 건 접했다.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 부음을 듣고 또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들었다"며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기분으로 인터뷰도 해야 하고 여러 가지 치러야 할 의무는 의무대로 수행해야 됐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뭐라고 표현할 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고 27일 귀국한 박 감독은 "오늘 새벽에 대한문 앞에서 조문을 하고 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잘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조문을 하며 그 분이 위대한 평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빈소에 조문을 갔을 때 새벽 시간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등굣길의 여고생들이 그 곳으로 밀려오는 모습을 봤다. 역시 우리나라는 여고생들이 짊어지고 가야 할 나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박쥐'의 주연 배우인 송강호, 김옥빈, 김해숙, 신하균 등이 참석했다. 박 감독을 비롯한 배우들은 모두 검은 색 정장 차림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조의의 뜻을 에둘러 표현했다. 기자회견 후 이어진 사진 촬영에서도 가급적 경건한 표정을 지으며 애도의 분위기를 이끌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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