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 키즈' 오지영 "10개월 만이에요"

자전거에 골프채 싣고다녔던 '노력파'… 페테르센에 4타차 2승째


“첫날 홀인원을 한 뒤 우승 트로피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노력파’ 오지영(21)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다시 한번 정상 고지를 밟았다. 오지영은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클리프턴의 어퍼 몬트클레어CC(파72ㆍ6,413야드)에서 열린 사이베이스클래식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미셸 위 8언더 공동 3위… 김인경 5위·박희영 6위
지난해 7월 스테이트팜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낸 후 10개월 만에 수확한 LPGA투어 통산 두번째 우승. 한국여자선수들의 승수도 지난 3월 신지애(21ㆍ미래에셋)의 HSBC위민스챔피언스 제패에 이어 2승이 됐다. 우승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을까. 뒷심이 부족하던 면모는 찾아볼 수 없었다. 4위-공동 2위-공동 선두로 연일 상위권을 지킨 오지영은 이날도 강호인 공동 선두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의 추격을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30만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전반 2타를 줄이며 1타 차 리드를 잡은 오지영은 8번(파3)과 10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동률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후 견고한 플레이로 파 세이브를 이어가자 페테르센이 흔들렸다. 12번홀(파4)에서 드라이버 샷 실수로 보기를 저지른 페테르센은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도리어 17번홀(파3)에서는 50㎝ 파 퍼트를 놓쳐 힘을 잃었다. 오지영은 마지막 홀(파5)에서 2m 남짓한 버디 퍼트를 떨궈 다시 1타를 까먹은 페테르센에 완승을 거뒀다. 오지영은 1998년 박세리의 US여자오픈 우승 장면을 보고 골프를 시작한 ‘세리키즈’.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2006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훈련에만 매달렸다. 자전거에 골프채를 싣고 연습장을 오갔고 샌드웨지가 2개월 만에 닳아 못쓰게 될 만큼 땀 흘렸던 그는 이날 우승 직후 아버지ㆍ어머니와 감격적인 포옹을 했다. ‘톱10’에 입상한 한국(계) 선수는 모두 4명. 미셸 위(20ㆍ위성미)는 1타를 잃었지만 8언더파로 폴라 크리머(미국)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라 이번 시즌 SBS오픈 준우승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김인경(21)은 7언더파 5위, 박희영(22ㆍ이상 하나금융)은 1타 차 공동 6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 4년 연속 우승을 노렸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1언더파 공동 19위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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