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경감안 내용ㆍ전망] 점수서열 배제 ‘공교육 살리기’

`수능점수제 폐지-등급제 전환, 학원강사 면허제, 학원 인증제 및 수업료 표준제, 초중고 6-3-3 체제에서 6-4-2년 체제로 전환…` 한국교육개발원이 13일 발표한 `사교육비 경감방안`에는 모든 교육문제의 해결방안이 총망라되어 있다. 특히 이번 방안은 교육부가 올 연말까지 내놓기로 한 `사교육비 경감 종합대책`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교육계 전반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교육부 관계자는 “이 방안은 개발원이 연구 차원에서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을 모두 포함시킨 것”이라며 “교육부가 제도 개선을 검토하는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혀 실현 가능성을 따지기는 아직 이른 형편이다. ◇대입제도 변경될까=개발원은 `대학입학 전형제도 개선`방안 중 단기적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향력을 약화하기 위해 점수제를 폐지하고 대신 20~30등급으로 나누는 등급제 실시를 제안했다. 또 대학ㆍ전공ㆍ과별로 요구하는 수학능력 및 자격 기준을 대학당국이 사전에 제시하고 그에 적합한 전형제도를 실시할 수 있도록 자율화ㆍ특성화를 확대하고 대학진학을 목적으로 하는 고교 단계 경시대회의 점진적 폐지도 제안했다. 이는 점수제에 따른 과다경쟁이 입시 및 사교육 과열현상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대학입시에서 점수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대입제도 변경은 최소 3년 전에 예고돼야 하기 때문에 이런 방안이 수용될 경우 빨라야 2008학년도 입시부터 적용 가능하며, 점수제 폐지로 인한 수능 변별력 저하 문제도 수반돼 도입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학원수업료 표준제 도입=개발원이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주력하는 부분 중 하나는 학원에 대한 통제력 강화다. 학원에 대해 수업료 표준제와 인증제, 학원강사면허제 도입을 통해 사교육비를 억제한다는 것이다. 또 학원수강료를 낼 때 카드사용을 의무화 시켜 적정세금을 부과하고 이를 다시 공교육으로 투입해 공교육 내실화를 통한 사교육 억제에 나설 것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이도 아직 사교육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어 적극적으로 추진하기에 부담이 따르고 학원업계의 반발 등으로 도입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예ㆍ체능 평가방식 다시 논란=개발원의 이번 방안 중 `교육평가 체제 개선`은 이미 큰 논쟁을 불러일으킨 예체능과목 평가가 다시 쟁점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개발원은 일반계고 내신에서 음악, 미술, 체육 평가를 제외하거나 일부과목만 선택하는 제도의 도입을 제안하고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예체능 평가도 `Pass 또는 Fail`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예체능 평가제도 개선문제가 제기된 후 관련 학원 등은 물론 교과 담당교사 모임과 대학의 관련학과 및 교수들이 집단 반발하는 등 이해관계에 따라 많은 이견이 존재하고 있어 합의안 도출이 쉽지 않은 상태다. 이밖에 현재 6-3-3년 체제인 초ㆍ중ㆍ고를 의무교육 9년과 국민 공통기본과정 10년을 기초로 6-4-2년 체제로 바꾸고, 일반계 고교는 대학준비단계로 정착시키며 학생들의 조기진로 결정에 합당한 다양한 형태의 학교를 세우는 방안도 논란 거리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학제개편은 교육체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신중한 연구와 접근이 필요하다”며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방안으로 몇달 안에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개발원이 제시한 사교육비 경감방안에 대해 14일 대전에서 공청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11월 28일까지 서울 등 전국 5개 권역에서 공청회를 개최, 연말까지 사교육비 경감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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