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부품 납품업체로부터 뒷돈을 챙기고 이 중 일부를 김광재(58)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권영모(55)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이 구속됐다.
검찰이 이른바 '철도 마피아' 비리 수사에 착수한 이후 감사원 감사관 김모(51)씨에 이어 권 전 대변인을 구속하면서 철도업체의 정치권 로비 수사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엄상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권 전 부대변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권 전 부대변인은 2010년께부터 올해 초까지 레일체결장치 수입·납품업체 AVT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고 김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에게 서너 차례에 걸쳐 모두 3,000여만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 전 부대변인은 영남대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김 전 이사장과 대학 선후배 사이다.
권 전 부대변인이 김 전 이사장에게 금품을 전달한 시기는 2012년 전후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AVT는 2012년 이후 경쟁업체 A사를 제치고 호남고속철도 2단계 궤도공사 등 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하는 각종 공사에 레일체결장치를 사실상 독점 납품해왔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김후곤 부장검사)는 AVT의 주변 계좌를 추적하고 이 회사 이모 대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권 전 부대변인을 지난 2일과 3일 이틀에 걸쳐 조사했고, 지난 4일 변호사법 위반과 뇌물공여 혐의로 권 전 부대변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AVT가 철도 분야 전문가도 아닌 권 전 부대변인에게 고문 자리를 내주고서 철도시설공단을 상대로 한 로비 창구로 활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권 전 부대변인이 AVT로부터 고문료 명목으로 매달 200만∼4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구속된 권 전 부대변인을 상대로 정치권을 상대로 한 로비가 있었는지에 대해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권 전 부대변인은 과거 한나라당 시절 강재섭 당 대표의 특별보좌관으로 일했고 올해 3월부터 수석부대변인을 맡았다가 지난 3일 제명됐다.
아울러 검찰은 AVT의 또다른 정관계 로비 대상이 있는지도 살펴볼 방침이다. 검찰은 이미 권 전 부대변인 외에도 김형식(44) 서울시의회 의원이 AVT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살인교사 사건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대로 김 의원을 상대로 금품수수 혐의를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4일 새벽 한강에서 투신자살한 김 전 이사장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