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상] 조직의 흥망성쇠는 인재경영에 달렸다

세상을 바꾼 위대한 경영전략

■이상준ㆍ정완길 지음, 책이있는마을 펴냄

중국 고전 ‘삼국지’에는 세 명의 걸출한 영웅이 등장해 자웅을 겨룬다. 촉나라의 유비, 위나라의 조조, 오나라의 손권은 치열하게 싸웠지만 서로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건 아마도 서로에게서 다르면서도 비슷한 면을 발견했기 때문인 듯 싶다. 특히 세 영웅에게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점은 인재를 알아보고 그들을 등용했다는 사실이다. 사람을 뽑고 적절한 자리에 앉히는 방식은 저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인재를 소중히 여긴 덕분에 대업(大業)을 이룬 것이다. 삼고초려(三顧草廬)로 유명한 유비는 큰 뜻을 품었지만 떠돌이 생활을 면치 못했다. 그가 제갈공명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면 그리고 관우ㆍ장비ㆍ조운ㆍ마초 등과 같은 뛰어난 장수를 휘하에 두지 못했다면 역사는 크게 달라졌을 게 분명하다. 인품이 뛰어난 유비는 덕(德)을 앞세워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고 인재를 모을 수 있었다. 반면 잔인하고 성격이 포악한 조조는 유비와 인재를 등용하는 방법이 달랐다. 간웅(奸雄)으로 불린 조조는 인품은 뛰어나지 않았지만 대범한 성품으로 인재를 불러 모았다. 인격적으로 성숙하진 못했지만 영웅호걸의 넉넉한 그릇에 반한 인재들이 청운의 꿈을 품고 모여든 것이다. 조조 곁에는 순욱ㆍ곽가ㆍ순유ㆍ정욱 등 지혜로운 참모가 많이 포진해 있었다. 그가 죽은 뒤에도 사마의ㆍ등애ㆍ종회와 같은 인재가 그의 아들을 보좌해 위나라를 이끌었다. 동쪽의 오나라를 통치했던 손권은 결점 대신 장점을 보고 20~30대의 청년층을 대담하게 지휘관 자리에 올렸다. 주유ㆍ노숙ㆍ여몽ㆍ육손 등이 여기에 속한 인재들이다. 이렇듯 인재를 중히 여기고 최선을 다해 키우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오늘날 글로벌 기업은 물론이고 공공기관들도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막대한 재원을 투입한다. 인재를 지키지 못하는 기업은 무한 경쟁 시대에서 쇠락을 면하기 어렵다는 게 저자들의 생각이다. 이상준 전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와 정완길 수출입은행 부행장은 동양의 고전 ‘삼국지’에서 경영의 길을 묻는다. 오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삼국지를 현대에 맞게 재해석해 인재를 기용하는 방법에서부터 조직을 관리하는 노하우 등을 흥미롭게 들려준다. 또한 위기에 처한 조직을 현명하게 구해내는 전략과 인간관계의 기본 자세 등을 삼국지 고사를 바탕으로 풀이한다. 이 책에는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고 화를 자초한 미국 포드 자동차의 헨리 포드, 작은 이익을 포기하고 큰 이익을 거머쥔 보잉사, 세계 100대 기업 가운데 46위에 머물렀던 히다찌가 14년 만에 16위로 껑충 뛰어오를 수 있었던 ‘비밀의 원탁’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덤으로 들려준다.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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