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와 복지부, 해골표시 담배 신경전

"과격한 규제… 농가 타격"에 "금연 위해 경고그림 필수" 맞서



도대체 '해골 담배'가 뭐기에… 시끌
재정부와 복지부, 해골표시 담배 신경전"과격한 규제… 농가 타격"에 "금연 위해 경고그림 필수" 맞서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내년부터 담배에 해골, 썩은 폐 등 경고그림 부착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복지부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통해 '해골 담배'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담배사업법을 관장하는 재정부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4일 복지부와 재정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내년부터 담배에 경고그림 삽입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건강증진법을 개정하기로 하고 오는 11월 초까지 입법예고에 들어갔다.

이에 따르면 의무적으로 담뱃값 크기 절반 이상의 경고그림을 부착해야 한다. 경고그림은 외국의 사례를 참조할 예정인데 썩은 이ㆍ폐, 해골 등이 거론된다.

복지부는 담배 경고그림 도입을 더 이상 늦출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TCT) 총회가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마당에 담배 규제 후진국으로 낙인찍힐 수는 없다는 것. FTCT는 각 국가에 담배 크기 50% 이상의 경고 면적과 경고그림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부는 그리 반갑지 않다. 원칙적으로 담배사업자 규제와 경고문구 삽입 등은 담배사업법을 관장하는 재정부 소관이기 때문이다. 재정부는 또 복지부가 담배 판매대금의 일정 부분으로 매년 1조6,000억원 규모의 건강증진기금을 조성하면서도 이를 막상 금연정책에는 별로 쓰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복지부 역할은 건강증진기금을 통해 금연운동 활성화 등에 나서는 것"이라며 "막상 담배 판매를 통해 조성된 건강증진기금은 다른 곳에 쓰면서 기금 조성 주체인 담배사업자를 직접 규제하는 것은 이중적"이라고 말했다.

해골 담배도 재정부는 당장 도입하기에는 과격한 규제라는 입장. 연초 농가와 16만명에 달하는 담배 소매판매인의 생계, 국내 정서 등을 고려할 때 단계적인 도입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재정부는 입법예고 과정에서 법제처 등과 협의해 단계적인 도입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담배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신경전이 예상된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흡연과 질병과의 관계가 명백히 입증돼 있는 만큼 담배산업은 평범한 비즈니스가 아니다"라며 "이 같은 규제도 못한다면 정부가 할 수 있는 규제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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