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라면 업계 "돌파구 찾아라"

원가압박·웰빙 열풍에 영업익 절반 가량 줄어
고급 제품 개발·해외진출등 사업 다각화 나서

원가 압박과 웰빙 트렌드의 늪에 빠진 라면 업계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메뉴 개발로 수익구조 다변화, 해외 진출, 외식 사업 강화 등의 카드를 빼어 든 것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 점유율 70%의 농심을 비롯해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 업체의 지난 3ㆍ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0~50% 감소했다. 업체들은 올 초 단행한 2~6%수준의 가격 인하를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일시적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웰빙 열풍과 먹거리 가짓수 증가에 따라 라면에 대한 선호도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특히 원맥ㆍ팜오일 등 원부자재 가격의 상승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물가 집중관리 품목에 포함돼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농심의 경우 쌀국수류 등 차세대 메뉴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해부터 '둥지 쌀뚝배기', '둥지 쌀짜장면', '둥지 쌀카레면'등을 잇달아 내놓는 등 라면에 치중해 있던 면 제품의 구색을 다양화하고 있는 것. 농심 관계자는 "아직 시장이 형성단계라 쌀로 만든 면류 제품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5%에 불과하지만, 내년에는 10%대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라면시장의 성장이 어려워지면서 해외 시장 공략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미국ㆍ일본ㆍ중국 등이 주 타깃으로, 특히 현재 3개의 공장(상해, 청도, 심양)을 갖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파이를 더 키우기 위해 북경에 공장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스낵과 음료 부분에서는 수미감자칩과 삼다수 등 프리미엄 제품의 라인업을 강화해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도 올 하반기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시리얼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포장마차우동, 장수면 등 기존 제품의 리뉴얼 제품을 선보이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이 밖에 농심은 쌀국수 전문점인 '뚝배기집'과 카레레스토랑 '코코이찌방야'를, 삼양식품은 면요리 브랜드인 '호면당'을 통해 외식사업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는 등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모두 중장기적인 조처"라며 "라면 가격 인상이 필요한 내년 상반기에는 가시적인 조치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