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권자들은 지난 29일 공개된 오사마 빈 라덴 비디오테이프 때문에 대선에서 마음을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가 31일보도했다.
이 신문은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5개 주에서 유권자 수십명을 인터뷰한 결과 빈라덴이 후보 두명 중 어느 쪽을 도우려는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갈렸으며 지지 후보에 대한 생각도 변함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빈 라덴의 메시지가 자신을 체포하지 못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실패를 부각시켜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도우려는 것이라는 의견과 현직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줘 재선을 도우려는 의도라는 의견으로 갈라졌다.
또한 다수는 이 비디오 테이프가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자기 자신의 결정은 흔들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콜로라도주 덴버에 사는 데이비드 힐은 빈 라덴의 메시지는 대선전에서 넘쳐나는 뉴스들에 하나를 추가했을 뿐이라며 "사람들이 더 이상 반응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매킨리 올즈도 "그(빈 라덴)가 난데없이 나타나기에완벽한 타이밍"이었다면서도 "나에게는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같은 시민들의 반응을 전하면서 빈 라덴이 이번 재등장으로 오히려 선거와 `관계 없는' 인물의 위치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도 이날 사설에서 빈 라덴이 마치 연설하는 미국의 정치인인것처럼 미국인들에게 호소하고 나섰다며 "빈 라덴이 제공한 것은 위대한 힘의 그림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빈 라덴이 방어적인 모습이었으며 그의 장광설은 형편없었고 그의 제안들도 터무니없는 것이었다고 혹평했다.
(뉴욕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