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둠' 달러화 매수 적극 추천

"달러화가 투자수익면에서 유리할 것이다." 스위스 출신의 저명한 투자전략가 마르크 파버는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미국 주식을 팔고 달러화를 매입할 것을 권고했다. 파버는 최근 발표한 시황논평에서 지난해에는 주식과 채권, 원자재 등 모든 자산의 가치가 일제히 상승하고 달러화만이 하락을 지속했으나 올해는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달러화만을 들고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크 파버는 1987년 뉴욕 증시의 이른바 '검은 월요일'과 지난 90년 일본 경제의 거 품 붕괴, 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를 잇달아 경고함으로써 국제 금융계에서'닥터 둠(Dr.doom)'으로 불리는 인물. 그는 지난해 미국 주식시장의 내부자 매도규모는 20%가 늘어난 513억 달러, 내부자 매수는 13%가 증가한 211억 달러라면서 매도액이 지난 2000년(800억달러) 이후최대규모에 이른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버는 또 전통적으로 미국의 강세장은 평균 2.6년 간 지속되고 그 이후에는 심한 조정이 이어지며 주식과 원자재, 외환 등 금융시장이 올해 벽두에 부진한 모습을보인 것도 올해의 시황을 낙관할 수 없는 조짐이라고 말했다. 올해 첫 이틀동안의 거래에서 산업 수요의 바로미터인 알루미늄이 근 7%, 구리가 9%, 니켓이 7%나 떨어진 것은 심상치 않다는 것이 파버의 주장. 그는 지난달 발표한 시황논평에서는 미국과 전세계 주식시장이 과매수 국면이어서 당장 최소 5%의 조정이 있거나, 연말 랠리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추가 상승은 어려우며 올해 2월 들어서는 깊은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최근 시황이 지난달 시황과 다른 점은 줄기차게 예찬론을 폈던 금과 은에 대한투자도 일단 손을 떼겠다는 것. 이는 금 가격이 유로나 석유에 비교하면 아직도 비싸지 않지만 금도 단기적으로과매수 국면에 있어 예상대로 달러화가 큰 폭으로 반등하게 된다면 금값의 단기적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달러화는 여전히 저평가 돼 있으며 반등폭은 예상보다 클 수도 있는 만큼 적극베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파버는 영국의 물가가 미국보다 훨씬 높아진 점을 감안해 파운드화는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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