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재료 소멸··· 업황 둔화··· 실적 부진···

외국인 모멘텀없는 종목 매도공세
현대상선등 21社 외국인 지분 연초보다 10%P이상 줄어


올들어 외국인들은 인수합병(M&A) 재료가 소멸됐거나 업황이 부진한 종목의 지분을 중점적으로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지난 5개월 동안 계속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당분간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모멘텀이 부족한 종목에 대한 외국인의 비중 줄이기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25일 기준으로 연초보다 외국인 지분이 10%포인트이상 줄어든 종목은 현대상선, 코오롱유화, 제일기획, 금호산업 등 21개에 달했다. 외국인 지분율이 많이 떨어진 30개 종목의 평균 지분 하락율은 12.5%포인트였고 이중 19개사는 주가도 연초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많이 내다 판 종목에는 M&A 재료가 소멸돼 투자 메리트가 줄어들었거나 최대주주 등의 지분매입과 관련된 모멘텀이 희석된 종목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현대중공업과의 지분경쟁에 휘말렸던 현대상선의 경우 연초 외국인의 지분율이 41.4%였으나 지난 4월말 골라LNG계열 제버란트레이딩이 현대중공업으로 주식을 넘기면서 15.9%까지 급락했다. 이후에도 외국인들은 현대상선과 우호세력의 지분 매입으로 적대적 M&A 가능성이 줄어들자 주식을 더 내다 팔아 25일 현재 지분율은 13.0%까지 낮아졌다. 금호산업도 한때 외국인 지분율이 26.6%까지 상승했지만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가 지난 5월이후 주식을 사들여 지분율을 21% 수준으로 끌어올린데다 대우건설 인수 확정으로 관련 모멘텀이 희석되면서 하향세를 거듭, 7.9%까지 떨어졌다. 칼 아이칸과 스틸파트너스 연합세력의 공격이후 외국인 지분이 63%대에 육박했던 KT&G도 지난 8월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중장기 마스터플랜 발표이후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지분율이 51.9% 수준으로 낮아졌다. 정보기술(IT)을 비롯해 업황이 둔화되고 있거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도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호전기는 LCD경기 부진으로 주력제품인 냉음극형광램프(CCFL) 매출 감소 우려가 제기되면서 외국인 지분율이 25일 현재 23.88%로 연초보다 13.41%포인트가 줄었다. 삼성SDI도 PDP시장 경쟁격화에 따른 이익개선의 불확실성으로 35.43%에서 24.44%로 10%포인트 넘게 감소했다. 지난해말 이후 공격적인 M&A에 나선 CJ는 2ㆍ4분기이후 실적부진, CJ푸드시스템의 식중독파문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분율이 19.06%로 연초보다 11.88%포인트 낮아졌다. 외국인 지분율이 낮아진 기업들은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외국인 지분율이 10%포인트 이상 낮아진 삼성SDI는 지난 26일 종가가 6만7,800원으로 연초보다 무려 41.8%가 하락했다. 또 금호전기도 같은 기간 주가가 6만3,600원에서 4만1,100원으로 36.77% 떨어졌고 C&우방도 지분율이 15%에서 0.3%로 줄어들면서 주가가 39.74%나 빠졌다. 이 밖에 삼성정밀화학도 지분율이 11.74%포인트 하락한 영향으로 주가도 27.37%나 뒷걸음질 쳤다. 주상철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들어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에서 줄곧 주식을 내다 팔았지만 시가총액에서 외국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만 등 다른 아시아국가에 비해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앞으로도 모멘텀이 부족한 종목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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