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주식시장은 미ㆍ영국 연합군의 바그다드 진입에 따른 투자심리 호전에 힘입어 지난 주의 반등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조기 종전 기대감이 커질 경우 전쟁 발발 초기에 나타났던 `전쟁 랠리`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군의 강력한 저항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주중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있어 시장의 변동성은 한층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상당수 증권 전문가들은 경상수지 적자 확대, 국내총생산(GDP)성장률 하향 조정 등 펀더멘털상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황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해 반등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 핵 문제, 경기 침체 등 국내 악재는 여전하지만 가장 큰 악재인 이라크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제 유가가 하향 안정추세를 보이고 이라크 파병 결정 이후 외평채 가산금리가 크게 떨어지는 등 국가 위험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되는 등 일관된 매수 주체가 없는 가운데 오는 10일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단기수급 여건이 시장에 우호적이지만은 않아 반등은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이번 주 주식시장은 530선을 지지선으로 삼아 580~600선 돌파를 시험하는 한 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황 급진전, 호재로 작용할 듯=전문가들은 이번 주 장세도 이라크 전황에 의해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일단 미ㆍ영 연합군의 바그다드 진입으로 조기 종전에 대한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어 시장에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라크군의 강력한 저항 등 돌발 변수로 전쟁이 지연된다면 시장의 흐름이 뒤바뀔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인 것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TV연설이 방영되면서 다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다우지수는 36.77포인트(0.45%) 오른 8277.15, 나스닥지수는 13.10포인트(0.94%) 내린 1383.48을 기록했다.
그러나 국제 유가는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5월 인도분이 배럴당 35센트 내린 28.62달러를 기록, 전 주말보다 2달러 떨어지는 등 점차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무엇보다도 이라크 전쟁의 진전 속도가 중요하다”며 “이번 주도 전황에 따라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한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표 교보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지난 주 반등에 대한 경계 심리로 이번 주에는 속도 조절이 이뤄질 수도 있지만 밑으로 떨어지기보다는 전쟁 랠리가 좀 더 이어지며 580선 돌파를 시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매도공세가 부담=최근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삼성전자 ㆍ국민은행ㆍ현대차 등을 중심으로 7,000억원이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 매도가 일단락 될 지 여부도 반등장세의 최대 변수다. 외국인들은 최근 한국시장 뿐만 아니라 아시아 증시 대부분에서 매도에 주력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한 주간 한국 거래소시장에서 4억8,000만달러를 매도한 것을 비롯해 타이완 1억4,000만달러, 타이 600만달러 어치를 내다판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관 투자가들이 지난 주말 프로그램 매매를 제외할 경우 8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것은 호재다. 기관의 매매패턴 변화는 증시 수급에 어느 정도 숨통을 터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카드채 문제, 유가 불안 등이 많이 진정돼 그 동안 펀드 내 주식 비중을 줄였던 기관들의 매수세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본격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여
기에 10일 옵션만기일 전후로 프로그램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코스닥, 상대적 강세보일 듯=코스닥시장의 경우 옵션만기일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거의 없어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거래소보다 강한 오름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유동성만 보강되면 43선 돌파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용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쟁 불확실성에 옵션만기가 다가오면서 미결제 약정이 크게 늘어나 이번 주 초부터 거래소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반등장에서 소외됐던 개별종목 군 중심으로 개인들의 손 바뀜 현상이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목별 수익률게임 장세 이어질 듯=전문가들은 이라크 전황이 급진전하고 있는데다 고객예탁금을 바탕으로 시장의 유동성 보강이 이뤄지고 있어 순환매에 따른 종목별 수익률 게임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송인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악재가 대부분 노출된 상황에서 오히려 호재에 민감해 질 수도 있다는 기대심리가 시장에 팽배해 지고 있다”며 “투자심리도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종목별 순환매에 따른 단기 매매 전략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반등 모멘텀이 없이 기존 악재가 해소돼가고 있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곧 한계를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며 “낙폭과대주 위주의 제한적 매매를 펼치거나 현금비중을 높이는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