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銀, 카드매각 재추진

전북은행이 신용카드 사업부문 분사(分社) 및 매각작업을 재추진하고 있다. 신용카드업계의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지만 전북은행은 올해도 카드사업에서 흑자를 내는 등 금융계 최고의 자산건전성을 자랑하고 있어 인수를 원하는 회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T를 비롯한 대형 통신ㆍ유통업체들과 이미 물 밑 접촉을 시작해 성사될 경우 카드업계의 재편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북은행은 삼일회계법인을 주간사로 선정해 협상 전권을 위임하는 등 지난 10월부터 카드부문 분사를 재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매각을 전제로 카드사업 부문의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며 “전략적 파트너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분사와 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전북은행 카드사업은 카드 시장에 진출하려는 대형 통신사들과 유통업체들이 눈독을 들여왔다. 1일 이상 연체율이 8.76%에 불과해 전 금융권에서 가장 건전성이 좋을 뿐 아니라 대형은행들과 카드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올 해 약 17억원의 흑자를 예상할 정도로 경영 상황이 좋기 때문이다. 또 인수에 따른 자금 부담도 크지 않아 브랜드 파워가 강한 통신ㆍ유통 전문 기업들이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SK텔레콤이 올 초 전북은행 카드부문 인수를 강력히 추진했었지만 지난 3월 SK글로벌 사태로 인해 SK그룹이 위기를 맞으면서 인수를 포기했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 KT를 비롯한 대형 통신사들과 카드 계열사를 가지고 있지 않은 유통업체들이 전북은행 카드부문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기업에 전북은행 카드부문이 넘어갈 경우 카드업계의 재편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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