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할머니 동국대에 13억 기증

이름을 밝히지 않는 80대 할머니가 정기예금 10억원과 3억원 상당의 오피스텔을 동국대에 유언 기증했다.24일 동국대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23일 유언 집행대리인과 함께 이 대학 송석구(宋錫球) 총장을 방문, 13억원 상당을 기증하는 내용을 담은 `유언공정증서'를 전달했다. 이 할머니는 이 자리에서 "불교학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는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면서 "죽기전까지는 절대로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고 학교측은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이 할머니는 독실한 불교신자로 6.25전쟁 때 단신 월남해 부산에서 포목상을 하는 등 평생 근검절약해서 모은 재산을 학교를 위해 내놓으셨다"며"이 할머니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고 전했다. 이 할머니는 이달초 `장학금을 좀 내고 싶다'며 학교측에 전화를 걸어왔으며,구내 법당인 정각원과 대각전 등을 참배한 뒤 학생 스님들의 수업장면을 보고 기부금을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 송 총장은 "불자들이 사찰 등의 불사를 위해 시주금을 내는 경우는 있지만 이처럼 불교학 발전을 위해 거액을 희사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할머니의 법명을 따영구히 기릴 수 있는 기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학교측은 이와 함께 기부자 예우규정에 따라 이 할머니에 대해 부속병원을 통해 각종 진료는 물론, 사후 장례및 49제까지 지내는 등의 예우를 해주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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