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부재' 한화 경영차질 최소화 총력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등 중심 비상경영 돌입
'글로벌 뉴한화' 도약 지연·내수기반 약화 시각

폭행사건으로 그룹 총수가 경찰에 구속수감된 초유의 사태를 맞은 한화그룹이 총수 공백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며 위기관리에 나섰다. 한화그룹은 11일 밤 법원이 김승연 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즉각 본사에서 대기하고 있던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 최상순 ㈜한화 부회장, 김연배 한화증권 부회장, 금춘수 그룹 경영기획실장(부사장) 등 주요 고위임원들이 긴급 회의를 소집,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김 회장의 부재로 인해 경영차질이 불가피할 것을 우려하면서 기업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신 부회장과 최 부회장, 금 실장 등이 그룹 경영 전반을 챙기는 동시에 각 계열사 CEO들이 책임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직접 면회를 통해 김 회장의 결재를 받아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이 늦어지지 않도록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계열사별로 그동안 경영진들이 잘 이끌어와 이번 사태로 직접적인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그룹 위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화그룹은 그러나 김 회장의 구속으로 그룹이미지와 대외 신인도가 크게 실추되고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글로벌 혁신 전략이 크게 흔들리게 되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그룹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올초 새 CI를 선포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혁신을 강도높게 추진해왔다”며 “이번 사태로 이같은 이미지변신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화그룹은 글로벌 혁신의 전초전으로 벌이고 있는 중동지역의 플랜트ㆍ유화사업 진출과 영국 등 지사설립 등의 해외사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1년까지 그룹 매출의 40%를 해외사업으로 벌어들인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워놨지만, 글로벌 혁신 원년인 올해 이 같은 불상사가 터져 추진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게 됐다. 무엇보다 직접 해외시장을 찾아 다니며 글로벌 혁신을 진두지휘하던 김 회장이 한동안 해외 출장을 못하게 된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손실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 회장은 지난 1월30일 태국 방콕으로 계열사 사장 등 고위 임원 50여명을 불러 ‘해외사업진출전략회의’를 장장 15시간 강행하며 전 계열사의 정신무장을 촉구했다. 김 회장은 또 지난 4월 그리스 등 유럽과 미국을 찾아 현지진출 구상을 가다듬는 등 총수로서 몸소 ‘글로벌 뉴한화’의 실행전략을 모색하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아울러 김 회장은 그리스 대통령을 면담하며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지원을 요청하는 등 민간외교사절의 역할도 톡톡히 해왔다. 그러나 향후 상당기간 김 회장의 이 같은 스포츠외교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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