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매각이 성사될 경우 최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은 이 은행에 대한 지분투자로 3년여 만에 투자원금의 약 127%의 고수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이는 단순 주가로 추산한 것으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할 경우 수익률은 더 높아질 것이 확실하다.17일 금융계와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칼라일은 지난 16일 종가(1만4,950원) 기준으로 한미은행 지분 7,422만6,857주(36.55%)에 대한 평가금액(1조1,096억9,200만원)과 지난 2000년 11월 당시 매입 금액(4,888억5,400만원)의 차액인 6,208억3,700만원의 지분 평가익을 기록, 3년3개월 만에 127.0%의 수익률을 올린 셈이 됐다.
그러나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칼라일은 지난해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이나 LG카드 사태와 같은 금융 불안 요인이 없었다면 한미은행의 주가가 2만원대까지 상승했을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며 “한미은행의 매각 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주당 1만5,000원∼2만원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미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3일 현재 89.94%를 기록, 지난해 1월2일의 66.15%보다 23.79% 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에 집중 매수에 나선 외국인 투자자들은 칼라일이 지난해 11월15일 한미은행 지분 의무 보유 기간 만료와 함께 매각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 인수.합병(M&A) 기업 전문 투자펀드인 것으로 알려져 이래저래 한미은행 지분매각은 외국인의 `대박잔치`가 될 판이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