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제 5차 실무회담을 22일 진행했지만 역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끝났다. 다음 회담은 오는 25일 개성공단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5회에 걸친 회담에서도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단초를 마련하는데 실패함에 따라 남북관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날 실무회담에서 앞선 네 차례의 회담과 마찬가지로 개성공단 가동중단 재발 방지책을 북측에 요구했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측은 재발방지 보장에 대한 북한측의 인식전환을 촉구하고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며 “우리와 달리 북한은 개성공단의 우선 재가동이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측은 북한이 직전 회담에서 건넨 합의서 문안을 수정 제시하며 기선 제압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도 이를 재수정해 역제의하는 등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회담장 분위기 또한 우리측 수석대표와 북측 수석대표기 어느 때보다 굳은 표정으로 테이블에 앉는 등 냉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북한의 태도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강력해 성공적 회담으로 끝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며 "재발방지 보장과 국제적 규범에 맞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남북한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북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처럼 5차 실무회담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공회전 함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 회복도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27일에는 북한의 전승기념일(우리측 정전협정 60주년)이, 다음달에는 한미연합 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전승기념일 행사 때 신무기 공개와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통해 우리는 물론 국제사회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아 남북관계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