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 빠졌던 인터넷·SNS 공간 네티즌 자정 노력에 안정 찾아

애도 글·근조 리본 달기 줄이어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큰 혼란을 빚었던 인터넷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 속 여론이 성숙한 시민 의식과 네티즌의 자정 노력에 차츰 안정을 되찾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소식이 전해진 지난 23일 오후에는 극도의 혼란과 불안 심리에 따른 무분별한 색깔 논쟁과 유언비어가 난무했다. 하지만 이날 저녁부터 군 당국의 공식 브리핑과 안정 촉구 발표 이후 조금씩 진정됐고 이어 24일에는 악성 루머와 불필요한 논란은 자제하자는 촉구까지 나오면서 냉정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연평도 포격 직후 '아수라장' 된 인터넷ㆍSNS=일상을 유지하고 있던 시민들은 '북한이 연평도에 수십 발의 포탄을 쐈다'는 내용이 전해지자 크게 동요했다. 인터넷과 SNS에서는 "전쟁이 나는 것이냐" "전쟁이 나면 가족들 모두 집에서 모이자고 했는데 정말 이런 날이 올지 몰랐다"는 흥분된 반응이 주를 이뤘다. 전달 속도가 빠른 SNS 공간에서는 집단적인 공포의 전염 속도가 빨랐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바그다드 폭격 사진을 '현재 연평도'라고 올린 어처구니 없는 일도 벌어졌다. 온라인 주식거래 정보사이트에서는 근거 없는 김정일 사망설까지 난무했다. 불안 심리가 극도로 증폭되고 있는 시점에 '축포녀'까지 등장해 시민들을 자극시켰다. '오늘 연평도 폭격은 남편 생일에 맞춰 북에서 보낸 축포인가'라는 글을 올린 3년차 주부에게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색깔 논쟁도 고개를 들었다. 연평도 포격은 이명박 정부의 선거용 자작극이라는 글이 올라오자 팽팽한 언쟁이 이어졌고 보수ㆍ진보 간 논쟁이 펼쳐지기도 했다.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과교수는 '북한의 맹동주의적 공격 때문에 남한에서는 반북 분위기가 고조될 것이고 각종 중요한 의제는 당분간 묻힐 것'이라고 지적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부 발표와 네티즌 자정 노력으로 차츰 안정=23일 저녁 군과 정부의 공식발표가 나온 뒤 안정을 되찾은 시민들은 SNS를 통해 하나둘 근조 리본을 달기 시작했다. 이번 포격 사태로 전사한 서정우 하사와 문정욱 일병을 애도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트위터에서는 '잘 가요, 젊은 해병. 다음 생에는 평화로운 곳에서 태어나기를' '누군가는 아들을 잃었고, 누군가는 집을 잃었고, 누군가는 친구가 다쳤습니다. 그 누군가의 눈가를 피눈물로 젖게 하지 말아주세요' 등 애도의 뜻을 표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23일에는 극도의 혼란에 휩싸였던 인터넷 포털 토론 공간도 24일에는 감정적 대응보다는 사태 재발을 방지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안정적인 모습을 되찾았다. 한 토론 사이트에서 ID 김예슬씨는 "무력으로 대응하면 또다시 북한도 무력으로 나올 것"이라면서 "대화를 통해 더 이상 확전되는 것을 막고 북쪽에 추가 도발에 대해 엄중 경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ID rabyrinth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피해자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다들 진지해줬으면 한다"면서 "숙연한 마음으로 안타까움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라며 냉정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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