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거래소 이전 '재미 못봤다'

통합거래소 출범 후 시장 차별화 강화해야

코스닥에서 거래소로 이전한 기업들이 주가 측면에서 대체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통합증권거래소 출범을 계기로 두 시장이 그간의 무분별한유치 경쟁에서 벗어나 시장 간 차별화를 뚜렷이 하는 방향으로 상장심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이후 코스닥시장에서거래소로 이전한 16개사 중 현재 주가가 이전 당시의 주가(증.감자 등 감안한 수정주가)에 비해 두드러지게 오른 곳이 4개사에 그쳤다. 나머지 12개사는 거래소로 옮긴 이후 주가가 오히려 떨어졌거나 옆걸음질쳐 애초 기대했던 '이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올들어 거래소로 이전한 기업 중에는 KTF가 20.31% 오른 반면 인팩은 21.00% 내렸다. 상신브레이크도 3.38% 하락했으나 이전한 지 1개월밖에 안돼 이전에 따른 영향을 따지기 어렵다. KTF IR팀 관계자는 "매수기반 확대를 위해 거래소 이전을 결정했었다"고 이전 배경을 설명했으나 여전히 코스닥에 남아있는 경쟁업체 LG텔레콤도 같은 기간 20.40% 오른 점을 감안하면 KTF의 의도가 실현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 지난해 상장기업으로 변신한 6곳 중에는 SBS가 36.20%, 태경화학이 30.08%등의 주가하락률을 나타냈다. 또 강원랜드와 기업은행도 2.31%와 0.29% 오르는데 그쳐 별다른 재미를 못 봤다. 기업은행 IR팀 관계자는 "은행 업종이 코스닥시장에 맞지 않아 이전했다"면서 "주가가 오르지 않은 것은 정부 지분 과다 등의 제한 요인 탓"이라고 말했다. 다만 엔씨소프트는 150.38%에 달하는 상승률을 보여 '이전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으며 이수페타시스도 11.90% 올라 대다수 이전 기업들의 예외가 되고 있다. 2002년 이전 기업들은 대부분 당초 기대와 달리 주가 하락을 경험해야 했다. 우신시스템(64.40%)을 비롯해 한국콜마(62.11%), 교보증권(55.52%), 마니커(44.13%),삼영(34.72%), 신세계건설(8.30%) 등이 거래소로 옮긴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유일하게 세종공업(19.47%)만 주가가 올랐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의 매입 대상이 상장기업 뿐만 아니라 코스닥기업으로도 확대돼 있는 점에 비춰볼 때 시장 자체에 대한 프리미엄 또는 디스카운트 요인은 거의 없다고 본다"면서 "두 시장이 한 지붕안에 들어감에 따라 각각 시장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최윤정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