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를 겨냥해 ‘쓴소리’를 이어온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최근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당청관계 구도가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당청관계 및 당내(친박계-비박계) 갈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 대표는 27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전국여성지방의원협의회 총회 및 제13차 레드파워 여성포럼’에서 “민주 정치는 소신껏 말하라고 만들어 놓은 것인데 ‘잘하라’고 몇 마디 한 것을 가지고 대통령을 끌어내려고 발언한다는 이런 소아병적 생각과 사고 때문에 지금 (당이)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함께 참석한 이재오 의원을 거론하며 “이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되기를 바란다고 생각하시나? 우리가 모두 박 대통령의 선거 공약을 위해 몸을 불사를 각오가 돼 있다”며 “그런데 문제는 그런 마음을 안 알아주고 자꾸 오해하는 데서 오는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김 대표의 발언은 이 의원을 두둔하면서 그 동안 당내에서 제기된 비판에 불쾌감을 드러내 온 친박계 및 청와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왕이 잘못하면 간신은 죽으나 사나 ‘망극하옵니다’라고 이야기하지만 충신은 ‘통촉하소서, 아니 되옵니다’라고 말한다”면서 “‘통촉하소서’ 소리를 잘못했다가는 귀양을 가거나 목을 내놓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조선왕조가 500년간 유지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지금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인데 아닌 것은 ‘안됩니다’라고 해야지 무조건 ‘망극하옵니다’라고 하면 나라가 되겠느냐”면서 “손만 비벼서는 안 된다.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야 당이 균형을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