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당국은 지난 96년 4.11총선 직전에 이뤄진 판문점 북한군 출몰사건에 우리측 기업의 對北경협 중개역을 해 왔던 L씨(51)가 남북 간에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해 온 것으로 파악, 현재 L씨에 대해 내사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관계당국의 한 소식통은 "판문점 북한군 출몰사건에서 L씨가 '주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L씨는 지난 10여년 간 S그룹, D그룹, H그룹 등 우리 기업의 對北진출에 다리를 놓아주었으며 이 과정에서 舊안기부와도 긴밀한 연계를 맺어 왔다"고 말했다.
현재 강남 소재 모 회사 대표인 L씨는 6.25 당시 헤어진 친동생이 김정일 총비서의 매제이며 북한의 실력자중 한사람인 장성택 노동당 중앙위 제 1부부장의 가까운 측근이었다는 연고를 활용, 기업들의 대북진출을 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L씨의 친동생은 지난해 하반기 북한 노동당 서관히 농업담당 비서 등이 처형되는 등 대대적인 숙청이 이뤄졌을 때 베이징, 마카오, 홍콩 등지에서 남한의 정보기관과 접촉한 사실이 밝혀져 함께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L씨의 친동생은 처형되기 전까지 장성택 직계라인의 주요 무역회사 총사장직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조만간 내사작업이 일단 종결될 것"이라면서 "당국은 판문점 북한군 출몰사건의 '의혹'을 밝힐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L씨는 이에 대해 "동생이 처형된 것이 사실이며 그런 문제가 있어 지난해 초부터 대북사업에서 손을 뗐다"고 말했으나 "요즘 거론되고 있는 `북풍사건'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