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역사에서 그리스문명과 로마문명은 실로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 문화예술을 비롯해 과학기술ㆍ정치ㆍ군사ㆍ경제 등 수많은 분야에서 세계사의 핵심을 이뤘다.
국가의 문명을 만들고 전파하는 데는 국가의 공간적 틀인 국토가 중차대한 역할을 한다. 그리스ㆍ로마문명을 탄생시킨 그리스 국토와 이탈리아 국토는 두 가지 공통점을 지닌다. 첫째는 지중해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국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북으로는 대륙으로 이어지는 반도국가라는 특성을 지닌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를 전후해 지리를 가르치면서 국민계몽에 힘쓴 김교신 선생은 우리 한반도의 특성을 논하면서 한반도는 동북아의 중심이며 심장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또 "섬으로 구성된 에게 해를 보유한 그리스 반도와 길다란 모양의 이탈리아 반도의 장점만을 떼어다 연결하면 이는 범에게 날개가 붙은 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륙과 해양의 각기 다른 강점이 조화롭게 결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김 선생은 "지구 위에서 그런 이상적 강토가 바로 우리 한반도"라고 주창했다. 동북아의 심장부에 위치한 한반도가 천혜의 지정학적 형국을 띠고 있음을 통찰한 것이다.
김 선생의 결론은 이렇다. 과거에는 동양의 온갖 고난이 이 땅에 집중됐지만 미래에는 지구촌 동반구의 새로운 문명 엑기스를 필연코 한반도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되리라고 내다봤다.
우리 국토는 한반도가 지닌 최상의 지정학적 장점을 극대화해 인류문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문명을 창조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 국토는 '창조국토'가 돼야 한다. 국민의 우수한 두뇌와 '할 수 있다'는 캔 두(can do)의 도전정신, 여기에 통합된 국민의지가 더해지면 능히 창조국토를 만들 수 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비전인 '희망의 새시대'는 창조국토의 지향점이 될 수 있다. 새로운 국정 4대 목표는 창조국토의 네 가지 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경제부흥의 축을 위해 과학기술과 융합된 창조경제가 꽃을 필 수 있도록 창조산업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행복의 축을 위해 주거복지와 동시에 중추도시권구도 속에서 도시와 농촌을 재생시켜 주민 삶의 질을 혁신하고 세종시 체제의 완성 등 국토의 균형발전도 이룩해야 한다.
문화융성의 축을 위해 경주ㆍ부여 등 고도(古都)를 중심으로 찬란한 역사문화유산을 보전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조화되는 국제문화관광도시로 도약시켜야 한다. 아울러 새로운 한류문화가 전세계로 뻗어 나가야 한다.
평화통일기반의 축을 위해서는 남북한 접경 지역을 평화지대로 변혁하는 등 한반도 웅비의 새로운 초석을 만들어야 한다. 이들 네 가지 축이 서로 융합된 힘을 발휘하는 창조국토공간에서 새로운 문명이 탄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