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크라운제과 CB 대거매입 왜?

주식 전환땐 2대 주주 등극… "경영권 관심있나" 촉각
내달26일 37만여株 보유

빙그레가 크라운제과 전환사채(CB)를 대거 매입하기로 해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매입하는 물량이 주식으로 전환되면 바로 크라운제과의 2대주주로 등극, 빙그레가 크라운제과 경영권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빙그레는 30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서(5% 보고서)’를 통해 다음달 26일 크라운제과 전환사채권 37만8,126주를 보유하게 된다고 밝혔다. 빙그레가 인수하게 되는 CB는 크라운제과가 지난 2004년 12월 만기 5년에 250억원 규모로 발행한 17회차 사모 CB 중 미전환 물량 210억원어치다. 나머지 40억원어치는 이미 보통주로 전환됐다. 이번에 인수하기로 한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빙그레는 21.29%의 지분을 확보하게 돼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 33.9%(60만2,640주)에 이어 단숨에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에 대해 빙그레 측은 “단순히 투자 목적으로 CB를 인수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그동안 빙그레가 ‘바나나맛우유’라는 시장 1위 브랜드를 통해 매년 영업이익을 내면서 유보자금이 충분하고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신성장동력을 꾸준히 모색해왔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경영권 등을 포함해 여러 가지 포석을 염두에 둔 투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크라운ㆍ해태제과그룹은 해태제과가 중국발 멜라민 파동에 휩싸이면서 판매부진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연내 추진하기로 됐던 해태제과 재상장 문제도 증시하락 등으로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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